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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의 핵심
입력 : 2025-12-08 오전 10:23:03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갑자기 찾아온 것만 같은 겨울. 12월의 시작은 '비상계엄' 1년에 대한 기억이었지만, 대중의 시선은 다른 곳으로 옮겨 갔습니다.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박나래·조세호·조진웅과 관련한 사건들이 불과 하루 사이에 잇따르면서 연예계가 술렁인 탓입니다. 갑질 의혹과 조폭 연루 의혹, 여기에 소년범 출신과 관련한 폭로까지 이어지면서 대중의 시선이 연예계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정치권과 연예계를 동시에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늘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음모론'으로 확대됐죠. 
 
정치권과 연예계 이슈가 동시에 터지게 되면,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실책을 덮기 위해 연예계 스캔들을 덮으려 한다는 시선을 보냅니다. 정치권의 비위 등이 발생했을 때, 연예계 스캔들을 보도하게 유도하면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킨다는 생각입니다. 유독 왜 이 시점에 이런 대형 보도들이 줄지어서 이어지느냐는 의혹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기적 일치는 결국 음모론으로 재생성됩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정치권의 생태계, 언론의 생태계를 안다면 이러한 음모론은 굉장히 근거가 부족하죠. 정치권이 의도해서 연예계 스캔들을 폭로했다는 건, 지구가 평평하다는 지구 평평설과 같은 수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음모론의 사실 여부가 아닙니다. 사실이든 아니든, 대중이 의심하고 믿지 않으니까요. 음모론의 핵심은 정치권이 의도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도 스캔들이 터졌다는 겁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 6개월의 성과 보고가 있었습니다. 외교에서도 경제에서도 좋은 지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관심은 '가십거리'입니다. 6개월의 성과 보고는 '그래서 김현지가 누군데'라는 댓글에 묻히고 있습니다.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사실 중간 다리 역할의 비서관 한 명이 책임진 정도 선에서 마무리 지으려는 모양새입니다. 
 
사람들은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존재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다 보니, 김 부속실장에 대해 많이 듣습니다. 커피를 사러 가다 마주치기도 하고요. 다들 '사욕'이 없다고들 합니다. 문제는 국민의 시선입니다. 집권 2년 차를 향해 가는 이 시점에, 측근으로 인해 위험 부담을 감수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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