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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머리 외국인
입력 : 2025-12-05 오후 5:14:44
(사진=뉴시스)
 
'책임 없는 지배', '기형적 지배구조'의 주인공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행태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 절반 이상의 개인정보가 털린 대형 사고에도 한국 법인에서 직책이 없다는 이유로 사고 책임에서 벗어나 있는 쿠팡 창업자이자 실소유주 김범석 의장의 대리 경영과 책임 회피 행보가 전 국민적 공분을 낳고 있습니다.
 
김범석 의장이 국내에서 사건, 사고가 터질 때마다 한국 법인 책임으로 떠넘기고 꼬리 자르기식 행보로 책임을 회피할 수 있었던 건 그가 공정거개법상 대기업 총수 지정에서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총수 지정을 피한 근거는 김범석 의장이 미국 국적 보유자로 외국 국적 총수에 대한 총수 지정 기준이 불명확하고 친족의 경영 참여가 없고 사익 편취 우려가 없다는 것이였죠.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5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예외 조항을 신설해 친족의 경영 참여가 없고 사익 편취 우려가 없는 경우 법인이 총수로 지정될 수 있도록 했죠. 당시 쿠팡에 한해 예외가 적용된 점을 두고,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현재 쿠팡은 모회사인 미국 법인 쿠팡Inc가 국내 법인 쿠팡을 100% 소유하고 있고 김범석 의장은 국내 법인 지분은 없고, 쿠팡Inc 주식만 74%를 가지고 지배구조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되자 2021년 한국 법인 등기 이사직을 사임한 이후로는 한국 내 법적 책임에서 철저히 빠져 있습니다. 그는 한국 법상 책임질 직위 하나 없이 미국 회사의 외형을 가지고 한국에서 연 매출의 90%를 올리고 기부금은 고스란히 미국에다 받치는 기형적인 기업 운영을 하고 있죠. 심지어 쿠팡의 수익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하지 않아, 그 어떤 기업 정보도 공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가 오직 미국 법인의 최대 의결권자일 뿐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친 사고는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모로쇠로 일관하고 있지만 미국 공시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쿠팡 미국 법인이, 미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한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주로 한국 소매시장과 기타 해외시장에서 사업하는 소매업체를 소유하고 운영한다"며 "최고 운영 의사결정자는 우리, 즉 미국 법인 최고 경영자"라고 공시한 것인데요. 즉 김범석 의장이 우리나라 쿠팡을 포함해 최종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행법상 미국 국적자이자 대기업 총수 지정에서도 제외된 김범석 의장을 제재할 방법은 없어 답답하고 원통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로사로 노동자가 목숨을 잃거나 퇴직금을 제대로 정산받지 못하거나 고객 개인정보가 모두 털려도 쿠팡의 실소유자 김범석 의장에게는 국내법이 어떠한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이는 그가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총수 지정을 예외 규정에 의해 피하면서부터 이미 예견된 사태였습니다. 당시 오직 김범석 의장만을 위한 특혜 규정이었다는 비판이 지금에서야 현실화된 것인데요. 이번 사상 최악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쿠팡의 기형적 기업 행태를 더 이상 방관하면 안 된다는 걸 각인시킨 사건입니다. 현행법상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과징금 부과 외에도 쿠팡의 기형적 지배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국회에서 논의할 때입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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