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도 생계를 위해 일터에 나서는 노인이 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발간한 '국민연금과 고령자 노동 공급'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층 고용률은 37.3%로 집계됐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6%를 크게 웃도는 수치입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조차 25.3%로 한국보다 낮습니다.
한국의 고령층이 일자리를 원하는 이유는 단연코 생계유지입니다. 통계청 조사에서 이들은 '생활비 보탬'을 꼽은 비율이 54.4%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반면 '일하는 즐거움'(36.1%), '무료함 달래기'(4.0%) 등 생계와 직접 연관되지 않은 사유는 다소 낮았습니다. 결국 '노인이 일을 한다'는 건 선택이 아니라 생계를 위한 필수가 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해당 보고서는 연금만으로 생계 유지가 불가능한 한국의 구조적 현실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최근 논의된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상향 역시 고령층을 노동시장으로 내모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미래입니다.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를 버티기 어렵고, 신체 기능이 떨어진 뒤에도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내몰려야 하는 현실은 곧 우리의 미래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곧 고갈된다는 공포만 되풀이할 뿐 정작 노인 빈곤을 해결할 실질적 해법은 여전히 부재합니다.
미래세대는 희망이 있을까요. 평생 국민연금을 납부해도 노후에는 다시 일을 해야 하고, 지금 세대가 겪는 불안이 다음 세대에게도 그대로 전가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현실적인 해결책이 나올 때도 됐습니다. 그런데도 한국의 노인 빈곤 문제는 왜 여전히 제자리걸음일까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서울시 시니어 일자리박람회 2025'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업체가 마련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