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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Forever ‘영원히 빛나는 우리’
입력 : 2025-11-24 오후 5:49:40
(사진=Joshua Halling)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지난 10월21일, 고양시의 밤공기는 유난히 뜨거웠습니다. 오아시스(Oasis)의 내한공연을 기다렸던 수많은 팬들이 한자리에 모였고, 그 공간을 가득 채운 함성만으로도 공연장의 열기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그 공연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때문에 공연 후 올라오는 후기들을 뒤늦게 확인하며 속상함을 삼켜야 했습니다. 
 
오아시스의 여러 명곡이 있습니다만, 유독 <Live Forever>를 듣고 싶었습니다. 어렸을 때 죽기 직전까지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노엘 갤러거가 아침이 되면 그래도 새로운 기분으로 시작할 수 있어 좋았다는 낙관적인 메시지를 담은 노래죠. 
 
저도 좀 더 어렸을 때, 앞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 안에 갇힌 것 같은 불안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 노래를 들으며 ‘내일은 좋은 일이 생길 거야’라고 다짐하며 또 하루를 시작했었죠. 힘든 시절을 버티게 해준 그 노래를 좀 더 나이가 먹은 지금 꼭 라이브로 듣고 싶었습니다. 
 
비록 라이브로 듣지는 못했지만 다시 들을 때마다 다른 감정이 퍼집니다. 나이를 먹고, 책임이 늘어나고,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걸 지켜보면서도 여전히 마음 한쪽에서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라고 말해주는 노래입니다. 
 
<Live Forever>를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한 줄이 있습니다.
 
“You and I we're gonna live forever”
 
이 문장을 2025년의 한국에서 다시 듣는 건, 처음 발표되던 시절과는 조금 다른 의미가 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지치고,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벅찬 사람들에게 ‘영원히 산다’는 말은 거창한 희망이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 하루를 어떻게든 살아냈다”는 작은 승리, 그 승리들이 계속 이어져 결국 우리가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위로에 가깝습니다. 
 
누구나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 이 노래를 한번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You and I we're gonna live forever”
 
이 짧은 문장이 이상하리만큼 마음을 붙잡아주니까요. 영원히 빛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을 살아낸 우리가 이미 충분히 빛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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