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의 오픈이 지연되면서 이를 인수한 오아시스마켓(오아시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입니다.
오아시스는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알짜 기업으로 꼽힙니다. 신선식품 배송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무리한 확장보다는 콤팩트한 콘텐츠 경영을 통해 충성고객을 대거 확보한 까닭입니다. 오아시스는 매년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세간의 긍정적 평가에 걸맞은 결과물을 보여준 기업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이커머스 업체 간 각축전이 치열했던 춘추전국시대를 견뎌낸 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전반적인 사세 확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었는데요. 어쩌면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점이 오아시스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오아시스가 올해 중순 티몬을 품은 이유도 바로 이 부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티몬이 갖고 있는 기존 브랜드 파워를 활용하면 충분히 외연 확장을 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기저에 깔려 있었던 것이죠.
그러나 티몬의 리오픈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습니다. 현재 티몬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에서는 접속이 되지 않는 상태죠. 일단 무기한 연기 중으로 이해해달라는 것이 티몬의 입장이지만, 티몬 오픈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은 냉정하기 그지없는데요.
사실 티몬 리오픈의 무기한 연기는 카드사들이 공동 결제망 제공에 협조하지 않는 탓이 큽니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취약한 민낯을 드러냈던 지난해 7월 티몬·위메프(티메프)의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에 미정산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티몬의 브랜드 가치는 크게 떨어진 실정인데요.
여기에 고작 0.76%에 불과한 낮은 변제율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는 점도 결정타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 ‘돈을 뗀’ 전력이 있는 기업인 만큼, 리오픈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카드 업계 전반에 퍼져있는 겁니다.
문제는 이처럼 티몬의 리오픈 일정이 미뤄지면서 오아시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죠. 오픈 지연에 따른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상당한 실정이며, 이 같은 손해는 실시간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오픈을 해야 문제가 비로소 해소될 수 있는 상황이죠.
한편으로는 오아시스 입장에서 억울할 법도 합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티몬을 인수한 오아시스는 분명 이 같은 후폭풍을 상정했을 리는 없습니다. 내실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는 오아시스의 고민이 하루하루 깊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티몬 간판 모습.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