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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시름에 HMM 운명도 출렁
입력 : 2025-11-19 오후 2:36:06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HMM이 해운업 불황의 여파로 3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팬데믹 기간 누렸던 초호황이 끝난 뒤 시황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력사업인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과 신규 선박 공급 과잉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업황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같은 흐름이 민영화 움직임을 보이는 HMM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HMM 선박. (사진=HMM)
 
HMM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96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614억원) 대비 79.8% 감소했다. 매출액은 2조7064억원으로 23.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3038억원으로 82.6% 감소했다.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은 컨테이너선 운임 급락이다. 올해 3분기 평균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481포인트로, 전년 동기 3082포인트 대비 52% 떨어졌다. 특히 HMM의 주요 수익원인 미주 노선 운임은 최대 69%나 하락하며 타격이 컸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보호관세 가능성으로 선행 물동량이 늘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보호관세가 현실화되면서 물동량이 급감한 것이다. 
 
여기에 신규 선박 공급 과잉도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선사들이 대규모로 발주한 신조 컨테이너선이 최근 쏟아지며 시장 포화 상태를 초래한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향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76.7% 감소한 2328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 최고운 연구원은 “2026년 컨테이너 시황의 하향 안정화 방향성이 바뀌기는 어려운데 지난 3년 사이 선복량이 27%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 김지윤 연구원도 “2026년에도 컨테이너선 운임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HMM 민영화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국책 금융기관 산업은행과 해양수산부 산하 공공기관 해양진흥공사의 HMM 지분은 각각 32.6%, 32.28%이다. HMM(당시 현대상선)은 2016년 글로벌 해운 불황으로 법정관리 직전까지 몰렸고, 두 기관이 공적자금을 투입해 파산을 막으면서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해운산업 재건과 함께 HMM의 실적이 회복되면서 산업은행은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특히 국제결제은행(BIS) 규제상 HMM 주식 보유가 자본 건전성을 악화시킨다는 부담 탓에 산업은행은 민영화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그동안 HMM의 높은 기업가치가 민영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는데, 이번 업황 악화로 지분 가치가 낮아지면서 몸값도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 7월 HMM 주가는 2만6250원까지 올랐고,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지분 가치는 8조6716억원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번 실적 악화로 18일 종가 기준 주가는 1만8750원으로 내려앉았고, 지분 가치는 5조7655억원으로 줄어 약 3조원이 증발했다. 이에 따라 HMM 인수에 나설 기업의 협상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불확실성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전망이 지나치게 부진하면 제값을 주고 인수할 기업이 나타나기 어렵다”며,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지분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 산은이 매각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박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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