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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좀 하자
입력 : 2025-11-17 오후 10:46:14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정부와 여당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연일 장외 규탄 대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하고 중요한 책무입니다. 그러나 그 책무가 온통 '반대'만을 위한 수단으로 비친다면,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에서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장외 투쟁 명분은 추석 전에는 '부동산 대책'이었고, 지금은 '대장동 개발 비리 재판의 항소 포기'가 외압이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를 통해 현 정부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는 효과를 노리며, 연일 정부와 여당 때리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입니다. 
 
그런 사이 전통적 지지 기반과 중도층은 떠나가는 모양새입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 공표한 주간 여론조사(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접촉률 47.5%, 응답률 11.5%,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6·3 대선 때 30%대를 기록했던 지지율은 8월부터 20%대 초중반 박스권에 갇혀 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42%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념 성향별로 살펴봐도 보수 성향 응답자의 55%만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중도층은 19%로 집계돼 민주당(42%)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무당층 27%를 기록해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이들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성적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뼈아픈 대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야당의 시간'이라 불리는 국정감사 기간 동안 10·15 부동산 대책 발표를 비롯해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논란, 한·미 관세 협상 등을 연결 고리로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국민의힘에게 필요한 것은 맹목적인 비난을 넘어선 '건설적인 협치'의 모습입니다. 때로는 강하게 목소리를 내야겠지만, 때로는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유연함이 절실합니다. 국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민의의 전당입니다. 서로의 입장만을 고수하며 강경 일변도로 나아가는 것은 결국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입니다. 
 
정치권의 진정한 '일'은 이견을 조율하고, 최선의 정책 대안을 찾아 국민에게 봉사하는 데 있습니다. "일 좀 하자"라는 국민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응답해, 국회가 이제는 생산적인 논의와 합의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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