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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만 보는 여당
입력 : 2025-11-13 오후 10:54:08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종합주가지수가 4000을 넘었습니다. 국운이 계속 상승했으면 좋겠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던 지난달 27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첫마디입니다.
 
전현희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다섯 달 만에 사상 첫 코스피 4000 고지를 돌파했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실현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 일궈낸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당정은 코스피 4000을 넘어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열어내겠다고 자신했습니다.
 
같은 날 오전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며 "관세 협상이 석 달째 교착 상태에 있으면서 이달에만 원화 가치가 2.4%나 추락해 환율이 6개월 만에 1440원을 돌파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송 원내대표는 "환율이 올라가면 수입 물가도 덩달아 폭등하고 덩달아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신뢰를 잃은 야당이지만 틀린 지적은 아닙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코스피 4000선 돌파를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환율은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0원 오른 1467.7원에 마감했습니다. 미·중 갈등 격화 영향으로 1484.1원까지 치솟았던 지난 4월9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개장 직후 1740원대를 돌파한 환율은 장중 1475.4원을 터치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해제로 인한 투자심리 상승에 엔화 약세가 더해진 영향입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도 원화 약세 요인입니다. 여기에 매년 미국에 투자해야 하는 200억달러에 대한 부담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세도 심상치 않습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4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4%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쌀(21.8%), 사과(21.6), 고등어(11%) 등 먹거리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서민들에게 직격탄을 주는 장바구니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코스피 지수만 언급할 뿐입니다. 물가나 환율에 대한 거론은 전혀 없습니다.
 
환율과 물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주가지수만으로 '경제 회복과 성장'을 논하기는 어렵습니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지표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민생 정당'에서 진짜 민생의 온도를 직시할 때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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