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동안 진행됐던 이재명정부의 첫 국정감사가 끝났습니다. '야당의 시간'이라고 불리는 기간이지만, 사실상 이번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실종된 모습이었습니다. 야당 특히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끝까지 '김현지'를 외쳤고, 중간에 발표된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데 그쳤습니다. 반대로 여당은 '내란 종식' '사법 개혁' '검찰 개혁' 등 그동안 강력하게 주장했던 3대 개혁 과제를 강조하며 의제를 주도했습니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과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항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이번 국감은 지난 2012년 5월 국회선진화법이 공표된 이래 가장 격렬한 여야 대립을 보여주었습니다. 국회 운영의 비효율성과 극한 대립을 개선하고자 발의되었던 법안의 취지가 무색하게, 기자들 사이에서는 다시 '동물 국회'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오갔습니다.
과거처럼 '빠루'나 '주전자'가 등장하는 폭력 사태는 없었지만, 과도한 언쟁으로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여러 차례 포착되었습니다.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현지 실장의 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 의원들이 격렬하게 충돌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민주당 의원 간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져 국감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같은 날 오후에는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이자 운영위원장과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맞붙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주 의원의 SNS 글을 언급하며 "지금 위원장한테 '야지'를 놓는 거냐"고 거칠게 따져 묻자 국감장은 싸늘해졌고, 정회와 속개가 반복되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국정감사 상임위 중에서도 '최고의 관전 포인트'로 꼽히던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연일 크고 작은 충돌이 이어졌습니다. 법사위에서는 민주당 소속 추미애 위원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매일 같이 대립하며 고소·고발은 물론 윤리위원회 징계 요구까지 잇따랐습니다.
과방위에서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김우영 민주당 의원 간 '욕설 문자' 폭로 사태로 큰 충돌이 있었고, 최민희 위원장이 중재로 마무리됐습니다. 그러나 이후 야당 의원들이 최 위원장의 딸 결혼식 문제를 삼아 형사 고발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과방위에서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김우영 민주당 의원이 '욕설 문자' 폭로 사태에 따른 충돌 했는데요. 국민들이 지켜보는 국정감사장에서 당사자 간 공방을 이어갔고, 이를 지켜보던 최민희 위원장이 중재하며 일단락됐습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의 딸 결혼식을 문제 삼으며 야당 의원들은 형사 고발까지 하게 됐습니다.
치열했던 공방 끝에 국정감사는 마무리되고, 국회는 이제 예산 정국으로 돌입합니다. '특활비 부활'과 '확장 재정에 따른 재정 건전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다음 정국에서는 국민들이 또다시 '동물 국회'라는 말 대신 '생산적인 국회'를 기대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