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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없는 메신저 공격
입력 : 2025-10-29 오후 9:55:01
집권 5개월째를 접어든 이재명정부가 10월15일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고심 끝에 내놓은 정책이나, 정책 발표 후 정치권을 비롯해 부동산 시장은 술렁이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여야 지도부가 소유한 부동산이 공격의 대상이 됐고, 일부 정부 고위 관료의 실언으로 인해 그 파장은 거셌습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CSI는 122로 전월(112)보다 10포인트 상승했다.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집값 상승 기대는 4년 전 문재인 대통령 집권 말기 수준 이후 최대 수준으로 올랐다.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 서초 일대의 모습. (사진=뉴시스)
 
논란의 시작은 19일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집값이 안정될 때 (집을) 사면 된다"며 "(주택 수요자들이) 현시점에서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란 발언입니다. 그는 당시 "지금 집을 사기엔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발언이었다고 하나, 대체로 집을 소유하지 못한 시민들에게 불쾌함만 남겼습니다. 
 
논란 끝에 결국 이 차관은 사임했습니다. 야당에서 정부와 여권 인사를 향해 '내로남불'이란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또 주택 관련 발언을 한 이들의 부동산 가격, 위치 등을 파악해 직격 하기 시작했습니다. 야권에서는 제대로 된 부동산 정책을 만들겠다며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위(TF)'도 발족했습니다. 위원장은 장동혁 대표가 맡았습니다. 
 
TF가 구성된 후 장 대표를 비롯한 대부분의 의원들의 부동산 실태를 조사한 결과 특위 절반이 강남과 용산에 있는 고가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장 대표는 자신 소유로 표기된 부동산이 4채로 알려지면서 파장을 더욱 커졌습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4일 "아파트만 4채인 장동혁 대표, 부동산 싹쓸이 특위위원장 아니냐"며 "서울 구로·영등포에서 경기도, 경남, 대전, 충남 보령까지 전국을 색칠하듯 부동산을 쓸어 담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장 대표는 자신 소유의 아파트 모두를 합해도 금액이 크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와 김병기 원내대표의 잠실 아파트 중 하나와 자신의 아파트 전부를 바꾸자며 파격 제안에 나섰습니다. 그는 "집 한 채 없는 국민에게는 정치인으로서 아파트 4채 보유하고 있다는 그것 자체가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모든 부동산의 구입 이유는 있으며, 실거주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은 신체가 다 따로 노느냐며 다시 비판했고, 실거래가 기준으로 집값을 제시해야 한다며 맞섰습니다. 그야말로 '정책'은 사라지고 '공방'만 남은 모습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서로의 부동산을 들춰내며 비난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주거 안정이란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잡기 위한 대책은 단기적 인기나 상대 공격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정책 설계와 장기적 신뢰 회복에서 시작됩니다.
 
집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감정의 골을 넓히는 싸움 대신, 주거 사다리를 복원하는 길에 여야 모두 머리를 맞댈 때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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