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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누군가에겐 '장사의 기회'
입력 : 2025-10-29 오후 5:44:01
어제 안양 범계역 인근에서 씽크홀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온수관이 터지면서 생긴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해당 온수관이 연결된 지역은 바로 옆동네인 군포시 산본이었습니다. 
 
그곳에 사는 한 지인은 "오늘은 부모님 댁에 가서 샤워하고 왔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온수가 끊기니 씻는 일도, 출근 준비도, 하루의 기본적인 루틴도 모두 멈춰버렸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장사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산본의 한 목욕탕은 '자체 난방 시스템 완비'라며 긴급 문자 광고를 지역 주민들에게 보냈습니다. "이럴 때 우리 목욕탕 오세요" 재난 속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상인의 본능이 느껴졌습니다. 
 
"장사꾼답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또 누군가에게는 '장사의 찬스'가 되고 있는 현실이 씁쓸했습니다. 안양에 사는 저 역시 바로 옆 동네의 일이기에 불안감이 스며들었습니다. 
 
이웃의 불편이 내 일처럼 느껴지는 건 단순히 가까워서만은 아닙니다. 올해 서울에서도 잇따라 씽크홀이 발생했지만, 당시 일부 지역은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고 지역을 공개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재난보다 재산이, 사람보다 집값이 우선인 사회. 범계의 온수관 파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그런 현실을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처럼 보였습니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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