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추위에 한적한 골목에 벌써 붕어빵 굽는 냄새가 피어오릅니다. 붕어빵, 호빵, 군고구마, 어묵국물 등 매서운 바람이 불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 겨울 4대 간식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풍경이 됐는데요.
올해는 예년보다 2~3주 빠르게 동절기 장사가 시작된 모양새입니다. 편의점은 이미 호빵 전쟁에 돌입했고, 노점상들은 작년보다 한 달 먼저 불판을 꺼냈습니다. GS25에서는 군고구마 매출이 전주 대비 175%나 뛰었는데요. 온라인에서도 "오늘도 붕세권 출근합니다"라며 시민들이 직접 붕어빵 트럭 위치를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야말로 붕어빵 시즌의 조기 개막입니다.
겨울 간식이 해마다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차갑게 식어가는 공기 속에서 손난로처럼 따뜻한 한입이 주는 심리적 위안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붕어빵 한 봉지는 2000원 남짓이지만 사람들은 그 속에서 추억·향수·온기 같은 무형의 가치를 사는데요. 냄새만 맡아도 마음이 풀리고 기다림조차 즐겁습니다.
유통업계 입장에선 겨울 간식은 시즌 매출의 효자 품목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호빵, 고구마 크림 붕어빵처럼 변화된 입맛을 겨냥한 제품도 속속 등장하며 복고와 트렌드의 공존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죠.
올겨울도 거리를 지날 때마다 붕어빵 냄새가 반긴다면 그것은 단지 장사꾼의 불판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 계절의 기억이 다시 달궈지고 있다는 신호일 것입니다. 추위가 깊어질수록 더 뜨거워지는 이 겨울 장사는 결국 사람의 온기를 파는 장사이기에 붕어빵 냄새가 더욱 반가울 겁니다.
퇴근 후 귀가할 때 우연히 붕어빵 장수를 만난다면 품에 한 봉지를 안고, 말랑한 마음으로 집으로 귀가하시는 하루를 보내보는 것도 행복한 하루의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