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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지사들 잇단 방한…구금 사태 후 신뢰 복원 사활
입력 : 2025-10-28 오후 3:28:25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미국 주요 주지사들이 이번 주 잇따라 방한해 한국 주요 기업들과 연쇄 회동에 나섰다. 통상적인 투자 유치 행보로 보이지만, 지난달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 이후 얼어붙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브라이언 켐프 미국 조지아 주지사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조지아 주지사 방한 환영 '조지아의 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현대차그룹, SK온, LG에너지솔루션, CJ푸드빌 등 조지아주에 생산기지를 둔 기업 경영진과 잇달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켐프 주지사는 24일 서울 종로구 SK 서린사옥에서 이석희 SK온 대표와 회동해 배터리 사업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SK온은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22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단독 공장 ‘SK배터리아메리카’(SKBA)를 운영하고 있으며, 바토우카운티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35GWh 규모의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방한은 지난달 초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 317명 집단 구금 사태 이후 첫 공식 방문이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기술자들이 비자 관련 행정 문제로 일주일간 구금되면서, 양측 관계는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조지아주는 사건 직후 “비자 문제를 연방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현지 기업과 노동자들 사이에선 불신이 깊어졌다.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조지아주는 이번 사태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켐프 주지사 측은 “한국은 조지아주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며 “주 정부 차원에서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빌 리 미국 테네시 주지사 역시 지난 26일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판교 본사 테크노플렉스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다. 북미 자동차·부품 산업의 핵심 허브로 떠오르고 있는 테네시주에는 한국앤컴퍼니(배터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타이어) 생산 공장이 있다. 
 
업계는 미국 주요 주지사들의 잇단 방한을 두고, 한국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주정부에서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단순히 투자를 늘릴 때가 아니라, 미국 내 노동·비자 리스크를 관리할 체계를 세울 때”라며 “주지사들이 앞다퉈 방한한 것도 그만큼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지아주 구금 사태는 한·미 경제 협력의 민낯을 드러냈다. 미국이 한국 기업의 투자를 필요로 하면서도 행정 리스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대미 투자가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주지사 방한이 관계 회복의 첫 단추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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