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슈퍼 위크’라고 불리는 APEC 주간이 개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들이 한국으로 날아오는 가운데, 미중 패권 경쟁의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서 기술·산업·외교 등 글로벌 질서를 아로새길 논의의 장이 경주에서 열린다.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최를 앞둔 27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인근에 행사 개최를 알리는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APEC 주간에서 경제계의 이목은 단연 ‘APEC CEO 서밋’에 쏠린다.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함은 물론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쩡위췬 CATL 회장 등 글로벌 테크·금융·제조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까닭이다.
인공지능(AI)으로 모든 산업이 변화하는 기로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시기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의 나라’로도 불리는 한국이 의장국으로 의미도 크다. 한국은 이번 APEC 기간 동안 AI를 비롯한 조선, 방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의 역량과 청사진을 널리 알려 글로벌 혁신 동맹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이번 APEC에서 각국 기업 간, 기업과 정상 간 1 대 1 회동의 자리도 마련되는 만큼, 재계에서는 이번 APEC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다. AI, 반도체 등 핵심 의제에 따른 대규모 산업 협력이 이뤄진다면, 향후 한국 경제의 외연 확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이번 APEC 행사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은 황 CEO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 중 하나인 황 CEO는 이번 ‘슈퍼 위크’ 기간 국내 주요 기업들과의 AI·반도체 협력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또한 엔비디아가 자율주행·로봇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협력하고 있는 점을 들어 추가 협력 발표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각국 정상회담의 결과도 재계로서는 큰 관심사다. 특히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기업 경영 환경을 어렵게 하는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슈퍼 위크 기간 동안 재계를 넘어 전 세계 시선이 ‘경주’로 쏠리는 만큼, 이번주 만큼은 누가 뭐라고 해도 경주가 ‘글로벌 경제 중심지’가 됐다. 천년고도 경주에서 열리는 성공적인 APEC 개최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