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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실종
입력 : 2025-10-20 오후 6:06:23
500년 된 느티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흩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 아침 최저 기온이 20일 2~15도를 기록했습니다. 낮 최고 기온도 12~22도에 머문다고 합니다. 일부 지역에선 올해 첫눈까지 왔습니다. 옷장 속에 고이 모셔둔 가을 코트와 옷 등을 하나도 못 입게 생겼습니다. 가을이 실종된 것과 다름없어 보입니다. 
 
거리 곳곳의 가로수는 아직 푸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끝을 모르고 높은 하늘 이미지를 가진 가을 이미지와는 맞지 않습니다. 실내도 쌀쌀하게 느껴집니다. 우리 집의 실내 온도는 22도를 기록했습니다. 잘 때 두꺼운 이불을 덮지 않으면 상당히 춥습니다. 이런 추위는 당분간 유지될 예정입니다. 기상청은 오는 23일까지 중국 북부지방에서 서해상으로 확장하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는다고 예상했습니다. 
 
오래 전이긴 하지만 군대에 입대해 훈련병 시절에도 11월 초는 돼야 눈이 왔습니다. 낮은 조금 더웠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첫눈이라니요. 가을을 제일 좋아하는 저로선 상당히 아쉽습니다. 
 
가을이 실종된 구체적 이유는 기후 변화와 관련 있습니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여름이 길어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 결과로 짧은 가을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9월~10월 기온이 과거보다 대체로 2~3도 높게 유지되는 게 대표적입니다. 특히 날씨가 추워지기 전 비가 많이 왔습니다. 한반도 주변에 아열대 고기압이 북상해 가을에도 여름형 기압 배치가 유지됐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급전환된 이유는 북극이 더워지고 상승 제트기류가 약해져 계절별 공기 순환이 느려져 계절별 공기 순환이 느려진 게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그 결과 찬 공기가 남하하지 못하고, 초가을에도 더위가 이어졌던 겁니다. 이제 갑자기 겨울이 닥칠 겁니다. 앞으로 가을밤의 선선함과 여유, 낙엽 밟는 소리, 풀벌레 소리를 듣는 낭만이 없어지는 걸까요. 가을이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차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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