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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영포티세요?
입력 : 2025-10-16 오후 5:39:57
'영포티', 대한민국 40대 중년 남성을 비꼬는 단어가 밈으로 떠올랐습니다. 당초 영포티는 중년의 나이에도 개성을 잃지 않고 자기개발이나 취미 등을 즐기는 중년을 뜻하며 긍정적인 의미로 쓰였는데요. 이제는 '젊어 보이려고 애쓰는 중년 남성'을 조롱하는 단어로 변했습니다. 
 
언론계에서는 영포티를 두고 '씁쓸하다', '억울하다'는 반응과 함께 2030 남성들의 경제적 박탈감이 반영된 표출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개저씨' 밈이 끝나니 영포티가 등장했다"는 분노 섞인 반응도 나옵니다. 
 
의아한 것은 다른 밈에는 다소 둔감하던 사회가 이번엔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혐오를 기반으로 한 밈은 지속적으로 새롭게 창조됐고 유행했습니다. '신도시맘'이 그랬고 '꼰대'가 그랬으며, '맘충', '김치녀', '틀딱' 등 셀 수 없습니다. 그런데 유독 중년 남성들을 향한 밈은 주요 기사로 다뤄지고 전문가들의 분석이 잇따르는 현상은 어떤 맥락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영포티라는 단어는 분명 혐오가 섞여 있지만 나이 든 남성 전체를 지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를 과대 해석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의아합니다. 영포티가 단순 패션 지적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영포티라는 조롱 속에는 그들이 왜 젊게 보이려 하는가, 그 의도를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실제로 영포티임을 자처하는 이들 중에는 "남들이, 특히 여성들이 나를 30대로 본다", "이 정도면 나도 통한다"는 말을 하는 모습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밈은 사회의 불만과 불안, 그리고 혐오가 뒤섞인 언어적 신호입니다. 그 신호를 오독하면 사회적·세대적 갈등만 커질 뿐입니다. 조롱에 대한 적절한 분석과 구조적 성찰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몫이 아닐까요. 
 
챗GPT가 생성한 '영포티' 이미지. (이미지=챗GPT)
김지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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