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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싸움 아닌 성과를
입력 : 2025-10-14 오전 8:41:55
13일 새정부 출범 후 첫 국정감사가 시작됐습니다. 비상계엄으로 막을 내린 윤석열정부와 넉 달째 국정을 이끌고 있는 이재명정부 모두가 대상입니다. 새정부가 들어선 지 불과 몇 달 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임 정권의 유산과 새정부의 방향이 한 무대 위에서 맞붙게 됐습니다.
 
예고된 풍경은 익숙합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검찰·사법개혁을 놓고 충돌할 것이고, 대통령실 부속실장 출석 여부를 둘러싼 운영위원회는 또 하나의 전장이 될 전망입니다. 민주당은 '내란 청산'을 전면에 내세워 전임 정부의 실정을 파헤치려 하고, 국민의힘은 관세 협상과 국정자원 화재 등 현 정부를 향한 공세를 준비 중입니다. 질문보다 고함이, 정책보다 말싸움이 앞서는, 매년 반복되는 장면이 다시 무대에 오를 듯합니다.
 
그러나 국정감사는 본래 권력의 균형을 맞추고 행정부의 정책과 집행이 합리적이었는지 점검하며,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살피는 자리입니다. 그 시간이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한 '정치쇼'로 변질된다면, 국민이 기대하는 감시의 본질은 사라지고 맙니다. 
 
물론 과거를 돌아보는 일은 중요합니다. 비상계엄이라는 헌정 중단 사태를 겪은 만큼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민생은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경제는 어떻게 살릴 것인지, 외교와 안보는 어떻게 안정시킬 것인지에 대한 해법도 논의돼야 합니다. 국감장에서 오가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결국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새정부가 내세운 '국민주권'이 구호에 머물지 않으려면 여야 모두 비판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국감'을 보여줘야 합니다. 국민은 싸움보다 성과를 원합니다. 정쟁의 소음 속에서도 민생의 목소리를 듣는 국감,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으면서도 미래를 준비하는 건설적인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위원장의 국정감사 운영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승주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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