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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인천공항 면세점
입력 : 2025-10-10 오후 2:17:11
한때 '황금알을 넣는 거위'에 비견됐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최근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구해왔던 신라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한 데다, 그간 업계의 구조적 문제점까지 드러난 탓입니다. 
 
지난달 중순 호텔신라는 인천공항 면세점 DF1권역 신라면세점의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신라면세점은 지난 2023년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권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실적 저하가 이어지며 공항공사에 임대료 조정을 요구해온 바 있습니다. 
 
호텔신라는 공항공사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인천지방법원에 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는데요. 공항공사가 임대료 조정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힘에 따라, 법원 조정 역시 불발됐습니다. 
 
결국 호텔신라는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초강수를 뒀는데요. 이이 대해 호텔신라 측은 지난 2023년 이후 면세 시장은 주 고객군의 소비 패턴 변화 및 구매력 감소 등의 급격한 환경 변화가 있어 인천공항에서 영업을 지속하기에는 손실이 너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 및 주주 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부득이하게 사업권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부연했는데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이전까지만 해도 인천공항 면세점은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어 면세 기업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이 같은 신화도 과거의 이야기가 됐음이 증명됐죠. 
 
무엇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산정 방식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데요. 원래 인천공항 면세점 구역은 업체별로 고정 임대료를 납부하는 방식이었지만, 지난 2023년부터 공항 이용객 수와 연동해 산출하는 방식으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여행객 수가 늘어나도 정작 면세점 구매는 감소하면서 업체들의 면세점 부담 임대료는 더 커지는 상황이 발생했죠. 신라면세점이 발을 뺀 것도 이 연동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인천공항 면세점 침체에는 기업들의 기민하지 못한 대응도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면세 기업들이 단체 관광에서 개별 관광으로 바뀌는 외국인 여행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직접적으로 고객을 마주하는 기업들은 물론, 공항까지 세계적 여행 변화의 흐름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분석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오는데요. 
 
사실 공항과 면세업체들은 서로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상생해야 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입니다. 공항, 업계가 영리하게 힘을 모아 합의점을 찾고, 나아가 면세 업황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구역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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