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푸꾸옥의 한 해변. (사진=차철우 기자)
뒤늦은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베트남 푸꾸옥으로 다녀왔습니다. 정말 푹 쉬고 왔습니다. 특히 나름 많은 비용을 들여 묵었던 호텔은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직원이 안고 다닌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한국인이 관광하고 휴양하기 정말 최적화돼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도 다낭시라는 말이 있듯이, 경기도 푸꾸옥읍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비하가 아닙니다. 조금 더 정겹고 시골다운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는 곳곳 메뉴는 한국화, 메뉴판은 한글화가 돼 있었습니다. 물론 베트남 향도 물씬 풍겼지만 한국 여행객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 가득했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인 만큼 식당과 상점문 한쪽엔 '미세요'와 '냉방중'이라는 한국어 패치가 기본값으로 설정돼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 식당에선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베트남 음식도 아주 다양했습니다.
야시장에서도 베트남인들은 저마다 한국어를 뽐내며 "1+1"을 외쳤습니다. 특히 즈엉동 야시장은 한국 야시장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습니다. 소나씨 야시장에선 한국 생활을 했다고 믿을 정도로 한국어를 굉장히 잘하는 베트남인도 있었는데요. 슬리퍼를 하나 사는데 한국적 마인드가 담긴 응대까지 해 놀라웠습니다.
음식도 한국 패치가 이미 완료돼 있습니다. 저는 고수, 향신료 등 대부분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데요. 보통 다른 동남아시아국을 가면 고수는 기본으로 줍니다. 하지만 베트남은 요청해야 줍니다. 대부분 안 먹는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쌀국수도 한국인 입맞에 맞습니다. 심지어 어떤 식당에선 김치를 기본으로 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기념품을 사기 위해 찾은 킹콩마트라는 곳도 한국인이 뭘 많이 사는지, 뭘 좋아하는지 알고 배치해놨습니다. 땅콩부터 시작해 커피, 망고젤리 등 눈에 잘 띄는 곳에 쌓여 있었는데요. 덕분에 한가득 쓸어 왔습니다.
한국화, 한글화가 돼 있다고 해서 여행이 싫었던 게 아닙니다. 오히려 편하고 좋았습니다. 베트남이 한국에 맞는 방법으로 관광을 적용, 변경해 발전시킨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관광산업을 키우기 위해 외국인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관광을 발전시키는 일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