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은 집안 살림 등 개인 생활과 관련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빌려주거나 빌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살다 보면 몇천만 원 정도의 금액은 신용대출이든 할부든 카드론이든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곤 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더는 녹록지 않을 듯 보입니다. 은행들 역시 올해 3분기 가계대출 문턱이 2분기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17)는 전 분기(-13)보다 4p 떨어졌습니다. 대출태도가 더 깐깐해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한은은 이 조사에서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크게 완화·증가-다소 완화·증가-변화 없음-다소 강화·감소-크게 강화·감소)를 가중 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로 산출했습니다. 지수가 양(+)이면 "완화(대출태도)" 또는 "증가(신용위험·대출수요)"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 또는 "감소"보다 많은 상태고, 음(-)이면 반대입니다.
대출 주체별로 나눠보면, 특히 가계 주택대출(-31)과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22)에서 2분기(-11·-11)와 비교해 뚜렷하게 태도 강화 전망이 늘었습니다.
중소기업 대출태도 지수는 -14에서 -6으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강화 우위 상태입니다. 반대로 대기업(6)의 경우 완화 우위로 돌아섰습니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가 7월부터 도입되는 데다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이 추가 시행되면서 가계 주택 관련 대출, 신용대출 모두 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5)는 2분기(15)보다 10p 낮아졌습니다. 수요 증가 전망이 여전히 감소보다 많지만, 차이가 줄었다는 뜻입니다.
특히 가계 주택대출 수요 지수(-6)는 감소 전망 우위로 전환됐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11→25)에서는 수요 증가 전망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가계대출 수요는 규제 강화 영향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고, 기업대출 수요의 경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과 업황 부진 등에 따른 운전자금·유동성 수요로 주로 중소기업에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는 게 한은의 분석입니다.
국내 은행이 예상한 3분기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14로, 전 분기(21)보다 7p 떨어졌습니다. 가계(25→14), 중소기업(25→19), 대기업(11→8)에서 모두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줄었습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체로 3분기 대출태도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신용위험은 상호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집값을 잡기 위한 주담대 규제는 불가피하더라도 서민 금융 인프라를 위축시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현장 수요를 반영해 저소득층의 한도는 풀어주거나 정책서민대출 공급을 늘리는 정교한 방안이 필요한 시점으로, 포용금융과 건전성 관리가 병행되길 기대해봅니다.
은행의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