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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중국산 가전은 시한폭탄
입력 : 2025-09-29 오후 4:25:36
"당신의 집은 안전한가요?" 최근 잇따른 샤오미 제품 폭발 사고는 이 질문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집에 있던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수거함에 버렸습니다. 값은 저렴하지만, 불안했기 때문입니다. 샤오미를 비롯한 값싼 중국산 전자제품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우리 가정에 자리 잡고 있는 현실입니다.
 
최근 세종시의 한 아파트 거실에서 영아를 포함한 가족이 잠든 한밤중, 샤오미 선풍기가 폭발했습니다. 불길은 순식간에 번졌고,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단순한 기계 결함으로 치부하기에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선풍기에 장착된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리튬 배터리가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사고 이후 드러난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사고 피해자는 샤오미 본사에 연락할 방법을 못찾아 샤오미 코리아에 본사와 연계한 책임보상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해외직구는 상담 대상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했고, 판매자 또한 단순 교환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 역시 적극적인 중재 대신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습니다. 피해자는 CCTV 영상까지 제출했지만 끝내 화재 수리비를 스스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이익은 기업과 유통망이 챙기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는 구조입니다.
 
이번 사건은 결코 한 가정의 불운으로만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로봇청소기, 온풍기, 커피포트 등 값싼 중국산 가전은 이미 생활 곳곳에 들어와 있습니다. 가성비라는 달콤한 유혹 뒤에 숨은 위험을 깨닫지 못한다면, 집이라는 안식처는 언제든 화마의 출발점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규제 당국은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됩니다. 해외직구라는 이유로 안전성 검증이 소홀해지고 피해 보상이 사각지대에 머무는 구조를 시급히 바로잡아야 합니다. 수입·유통 단계부터 안전 인증을 강화하고,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책임을 지우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소비자 안전은 시장 자율에만 맡겨둘 수 없는 공공의 책무입니다.
 
값싼 가격 뒤에 감춰진 치명적인 위험은 결국 우리의 안전을 위협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가정의 거실과 주방에는 '시한폭탄'이 놓여 있습니다. 더 이상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망을 보완하고, 소비자 스스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지난달 세종시 한 아파트에서 샤오미 선풍기가 폭발했다.(사진=제보자 김씨)
 
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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