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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팔아 '강남 아파트'
입력 : 2025-09-27 오전 9:33:05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세 사람이 모여서 주식 얘기를 나눕니다. 각자의 포트폴리오를 공유하며 최근 주식시장 훈풍과 이재명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000 달성' 목표에 '행복 회로'를 돌립니다. 그러다 주식으로 목돈을 만지게 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서로 묻습니다. 마치 로또에 당첨되면 어떤 것부터 하겠냐는 그런 질문입니다. 
 
세 사람은 동시에 외쳤습니다. "아파트!" 그냥 아파트가 아닙니다. 세 사람은 "무조건 강남에 아파트 한 채는 사겠다"며 서로를 마주 보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는 필자가 여당 관계자와 나눈 대화입니다.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와 정부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노력에 사람들의 시선이 주식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를 찾아 '코스피 5000 시대' 비전을 알리고 한국 투자를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식의 저변에는 '부동산 불패', '아파트 불패'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나 가고 싶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강남 아파트'는 오를 수밖에 없는 확실한 투자처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죠. 
 
서울 서초구 반포 대장주로 꼽히는 '아크로 리버파크'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그것은 정권마다 고관대작들이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이재명정부도 예외는 아닙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등록 사항에 따르면, 이재명정부 대통령실 고위공직자 31명 중 11명은 본인 또는 배우자가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에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물론 강남 3구에 부동산을 소유한 것이 잘못된 건 아닙니다. 다만 모두 강남 아파트, 나아가 부동산의 위력을 인정하는 가운데 '머니무브'가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듭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에서 주식으로의 자산 구조 전환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부동산에 대한 맹신, 국내 증시에 대한 불신이 바뀌진 않을 것입니다. 지금도 서울 아파트값은 들썩이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3주째 확대되며 주택시장 불안 요소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월가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합리적인 기업 의사결정과 경영이 이뤄지게 하는 데 필요한 제도들은 예외 없이 다 도입할 생각"이라며 개선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청사진이 시장에서도 작동되길 기대해봅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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