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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오픈AI, 빅딜 이상의 빅딜
입력 : 2025-09-26 오후 6:06:09
엔비디아와 오픈AI의 빅딜이 역대급 빅딜로 인공지능(AI) 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가운데, 시장의 예상보다 더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새로운 파트너를 찾게 됐고, 엔비디아는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서 다른 거래처를 확보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영국 윈저의 윈저성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빈 방문 만찬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두 회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1000억달러를 분할 납부하고, 오픈AI는 이 재원을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구매와 데이터센터 착공에 사용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마쳤다. 여기에 엔비디아가 오픈AI 지분까지 확보하면서, 양측은 전에 없던 끈끈한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 
 
이번 계약으로 오픈AI가 짓는 데이터센터는 약 10GW(기가와트)로, 원전 10기에 해당한다.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AI 가속기의 양도 만만치 않은데, 약 400만~500만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언론 인터뷰에서 “올해 엔비디아 전체 출하 물량과 맞먹는 규모이며, 지난해 대비 두 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AI 버블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계약은 양측에 ‘윈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주주에 오르게 됐으며, 장기적으로 생성형 AI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AI 칩 시장에 도전자들이 부상하는 가운데 확고부동한 입지를 쌓은 건 덤이다. 
 
오픈AI 역시 적잖은 이득을 챙겼다. 우선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필요한 재원과 AI 칩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업계 최고봉인 엔비디아 칩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수개월씩 기다려야 하는데, 이번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수급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더 살펴보자면, 양사 모두 전략적 이득을 취한 계약이기도 하다. 오픈AI의 경우, 이번 거래를 통해 MS 외의 파트너를 얻게 됐다. 오픈AI는 최근 엔비디아와 빅딜을 체결하기 전부터 MS의 지분과 주요 의사결정에서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탈MS를 준비했는데, 규모 면에서 뒤처지지 않는 파트너를 확보했다. 
 
엔비디아는 중국이라는 거래처가 막힌 가운데 안정적인 공급처를 새로이 확보했다. 엔비디아는 올해 상반기 내내 미중 무역 분쟁의 파고에 휩쓸렸는데, 외교 관계로 인한 부담을 다소나마 줄일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오픈AI와 MS,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이 참여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도 합류하게 됐다. 미국이 준비하는 ‘AI 제국’에서 한 축을 담당하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 사이에서도 기대감이 솟고 있다.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AI 가속기가 늘어나는 만큼, 그 안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슈퍼 사이클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호황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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