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질투
입력 : 2025-09-21 오후 6:01:20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른바 '유튜브 권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는 이들이 다수 등장했습니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유튜버들이 강성 지지층을 움직이고, 정치인들이 여기에 기대며 현실 정치를 위기에 빠뜨린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구독자가 많은 유튜브 채널이 마치 '성역'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1400만 개미와 한 배 탔어요' 유튜브 생방송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은 반은 알고 반은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유명 영화 대사처럼 우리 국민들이 '개·돼지처럼 멍청'하지 않으니까요. 다수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고, 수많은 실시간 채팅 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구독자를 비롯한 시청자들은 시사 유튜버들의 시각에 온전히 의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가 불거진 것은 소위 레거시 미디어인 경향신문사의 기획 기사와 함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곽상언 민주당 의원의 발언 때문인데요. 곽 의원은 "통제 안 받는 유튜브 권력이 정당 정치를 망친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왜 많은 사람들이 특정 유튜브 채널에 열광하고, 인쇄물이 아닌 인터넷 신문도 아닌 곳에 시선이 몰리는 것인지부터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동안 언론은 인터넷 시대가 되기 전에는 비판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의 등장과 유튜브의 등장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언론인에 대한 비판은 쉬워졌고, 언론을 대신할 수 있는 자들이 등장하면서 대중의 공감 지점이 넓어졌습니다. 특히 거대 유튜브로 자주 이름에 오르는 김어준씨의 경우 유튜브 실시간 시청자 수가 국내에서 가장 높고, 아침 방송에는 실시간 30만 접속자를 달성하기도 합니다. 때문에 정치인들은 이른바 '빅 스피커'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됐습니다.
 
레거시 미디어들은 '유튜버들 따위'라며 겉으로 욕을 하고 있지만, 상당히 이중적 모습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방송사와 인쇄 매체를 기반으로 한 언론사들은 회사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여기에 우후죽순 비슷한 시사 방송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광고 수익도 내고, 자극적인 섬네일로 클릭을 유도합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어쩌면 우리 언론들은 대형 유튜브 채널의 인기를 부러워한 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진하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