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1호 기자 맛보기'를 한 주에 기자회견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아주 잠시 대통령실을 경험했지만 매우 정신없이, 그리고 빠른 속도로 지나갔습니다.
전반적인 상황을 모두 알고, 손도 빨라야 하는 게 대통령실 기자라고 느꼈습니다. 아직 저는 많이 부족하다는 걸 깨닫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 기자회견까지 들어가야 한다니 조금 걱정이 됐습니다. 회사를 대표해 기자회견에 들어가는데 '실수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걱정이 더 커지기 전에 대통령실에서 할 일을 계속 만들어줬습니다. 덕분에 순식간에 기자회견 전날이 됐습니다.
기자회견 하루 전엔 참석 기자들의 무작위 자리 뽑기를 진행했는데요. 결과를 볼 겨를도 없이 일하고 있었는데 누군가 제가 1번 자리라는 겁니다. 확인해보니 120여명의 내신 기자들 중 제 이름이 1번 자리에 당당하게 있었습니다. 정말 생각도 못 했습니다.
이 대통령을 코앞에서 본다는 생각에 기대됐고, 자리 특성상 손 들면 질문을 받을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을 수 있다는 게 기뻤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일을 마치고 퇴근한 뒤 밤을 꼬박 새우며 각 분야당 질문을 2개씩 만들었습니다.
기자회견 당일, 강당에 모여 인원 체크를 하고 드디어 청와대로 향했습니다. 요즘 핫하다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핀버튼도 나눠 줬습니다. 저는 1번 자리라 1호차에 탑승했습니다. 경찰은 저희를 위해 주변 교통 통제까지 했습니다. 살면서 처음 받아본 대우입니다.
덕분에 기자들을 태운 버스는 순식간에 청와대로 들어섰습니다. 사실 영빈관에 들어섰을 때부터 조금 긴장이 됐습니다. 몸수색을 받고 게이트를 통과해선 분야별로 나뉘어 있는 질문 추천함에 명함을 넣고 제 자리에 착석했습니다. 이 대통령 자리와 상당히 가까운 자리였습니다.
기자회견이 시작부터 끝까지 초집중 모드로 준비한 질문을 하고 싶어 계속 손을 들었는데요. 불발된 건 아쉽습니다. 하지만 뿌듯했습니다. 기자 인생 중 몇 번 오지 않을 소중한 기회를 누렸고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