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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 구금 사태, 트럼프에 부메랑?
입력 : 2025-09-12 오전 9:38:06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규모 구금 사태가 오히려 미국에 악영향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소비자들이 테슬라 차량 구매를 취소하며 불매 움직임이 감지되는 데다, 현지 공장을 짓는 국내 기업들이 미 출장을 유보함에 따라 생산시설 완공 지연이 미국 산업 전반에 피해가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공개한 현대차-LG엔솔 이민 단속 현장. (사진=ICE 영상 캡처)
 
10일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테슬라를 취소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5월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 화이트를 계약했으나, 이번 사태를 보고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땅한 게 없어서 (현대차) G70 사려고 한다”며 “취소 사유에는 ‘조지아 한국인 구금 사태를 보고 분노해서 취소한다’고 적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행태가 화가 나서 뭔가 표현하고 싶었다”며 “어디 가서 누굴 괴롭힌 것도 아니고 제 돈이니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여파는 소비자 불매를 넘어 산업 현장으로 번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공장 가동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파견했던 한국 엔지니어와 협력사 직원들에게 ‘귀국’ 또는 ‘출근 중단’을 지시하고 있다.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주재원 비자를 가진 최소 인력만 출근하면서 현지 생산시설 가동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생산 차질은 곧 미국 기업과의 공급 계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약 6조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공급처는 테슬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납품이 예상되지만, 공장 가동이 늦어지면 납품 일정 차질은 불가피하다. SK온 역시 현대차그룹과 함께 조지아에 합작 공장을 짓고 있고,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는 테네시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그러나 한국 본사의 출장 인력 파견이 지연되면서 생산시설 가동 시점이 늦춰질 경우, 미국 기업들의 납품 일정도 줄줄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분야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에 파운드리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이다. 그런데 이번 구금 사태로 한국 인력의 미국 파견이 제약을 받으면 생산시설 확충이나 가동 일정이 전반적으로 늦어질 수 있다. 이는 곧 구글, 메타, MS 등 미국 IT 빅테크 기업에 대한 반도체 공급 시점에 영향을 미쳐 미국 IT 산업 전반의 경쟁력에도 부정적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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