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부모가 된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예비 부모의 눈으로 보면 현실은 말처럼 녹록지 않습니다. 얼마 전 지인은 육아와 직장 병행이 어려워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됐다고 했고, 또 다른 지인은 외벌이만으로는 집 대출금과 생활이 감당되지 않아 자녀 두 명을 어린이집에 풀타임으로 맡기고 맞벌이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과거 부모님 세대는 대부분 외벌이로 가정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절이 전설처럼 느껴집니다. 이제는 맞벌이가 아니면 한 가정을 꾸리기 어려운 사회로 바뀌었습니다. 부부가 모두 하루 종일 일하고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일상이 된 가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모의 품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아이를 낯선 공간에 맡기는 일은 부모에게 큰 죄책감을 안겨줍니다. 아이들이 온종일 어린이집에 의지해야 하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취약한 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충분한 애정과 돌봄을 받지 못해 불안과 외로움 속에서 성장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맞벌이 환경에서 자란 이들의 고백은 더욱 깊은 울림을 줍니다. 부모의 지친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이 짐처럼 느껴졌다는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간과하고 있는 소중한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