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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맹신론
입력 : 2025-09-11 오후 4:25:0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언제부터인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들이 많아졌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각광을 받으면서 프리바이오틱스도 유명세를 탔죠. 프로바이오틱스는 체내 유익균으로 설명하면 편합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 역할을 합니다. 
 
흔히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가 포함된 제품을 유산균이라고도 부릅니다. 캡슐 형태부터 가루, 마시는 유산균 등 제형은 다양합니다. 통상 장 내 유익균을 늘려 배변 활동을 돕는다고 홍보합니다. 
 
유산균을 만들어 파는 쪽이 내세우는 원리를 간략화하면 장 안에 꼭 있어야 할 유익균을 보충한다는 겁니다. 이 원리대로 효과를 보려면 유익균이 장까지 도달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유산균이 입으로 먹는 형태인 만큼 장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첫 번째 난관이 펼쳐집니다. 식도를 넘어 위까지 흘러간 유산균이 위산에 의한 소화를 견뎌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제품 겉면에 장까지 몇억 마리가 도달하는지 홍보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유산균이 위산의 공격에도 온전히 장까지 살아서 흡수된다 해도 의구심을 지우긴 어렵습니다. 
 
국내법상 건강기능식품에 사용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엑시도필로스균 등 19종류입니다. 수많은 프로바이오틱스 가운데 5개 분류에 속한 19종만이 제품에 쓰일 수 있습니다. 어떤 종이든 1억CFU/g 이상 함유돼야 합니다. 
 
중요한 건 양이 아닙니다. 크게는 인종마다 장 내 환경이 다르고 같은 인종, 같은 나라 안에서도 생활습관이나 식습관에 따라 필요한 프로바이오틱스의 성격이 달라질 수 있어서입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데 부족한 유익균이 어떤 것인지도 모른 채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사서 먹는 꼴입니다. 
 
물론 개선책도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개인화하는 겁니다. 그러려면 사람마다 장 속 환경이 어떤지 먼저 검사하고 이후에 부족한 유익균을 섭취하게끔 처방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감기에 걸렸어도 병원에서 증상에 따라 다른 약을 처방하는 것과 같은 셈이죠. 
 
프로바이오틱스 개인화가 쉽진 않을 겁니다. 제조 방법과 기능 성분 함량, 규격 등만 명시한 기존 법을 뜯어고치면서 업계 애로 사항도 고려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이대로 두고볼 수만은 없습니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가 연평균 58% 성장할 만큼 덩치를 키우고 있으니까요. 미미하다 할지라도 국민 건강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젠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게 된 프로바이오틱스 맹신론을 뒤집을 수 있는 건 제도 개선뿐입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동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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