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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전성시대
입력 : 2025-09-05 오후 2:05:59
김용범 정책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요 3실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2005년 4월23일. 'Me at the zoo'라는 제목의 19초짜리 영상은 2025년 현재, 신문과 라디오·TV의 기능을 모두 흡수한 뉴미디어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코끼리의 큰 코를 칭찬하는 단순했던 영상은 월간 사용자가 38억명에 달하는 거대 미디어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유튜브는 단순히 오락의 기능을 넘어 정치·사회·경제 공론의 장은 물론 언론의 기능도 대신하고 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이 유튜브로 생중계됐고,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대회(열병식)도 중국의 <CCTV>를 통해 전 세계에 송출됐습니다. 
 
한국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YTN> 등 통신사들은 유튜브를 통해 24시간 라이브 방송을 진행합니다. 공중파 3사 역시 유튜브는 중요한 송출 수단이 됐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뉴스 이용행태 변화와 뉴스 회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뉴스나 시사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한 매체는 TV가 76.2%, 인터넷 포털이 69.9%, 온라인동영상플랫폼이 25.1% 순으로 나타납니다. 이중 유튜브를 포함하는 온라인동영상플랫폼은 2018년 6.7%에서 시작해 단 5년 만에 국민 4명 중 1명이 이용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는 '유튜브 저널리즘'이라는 용어까지 흔해진 상황인데요. 정치 영역에서의 유튜브 저널리즘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됐습니다. 이에 대통령실 역시 수석급 인사들이 기성 언론을 택하지 않고 유튜브 저널리즘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김용범 정책실장의 '매불쇼' 출연과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의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출연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뉴스와 언론을 신문과 방송, 라디오라는 매개체를 통해 오랜 기간 '오점'들을 고쳐왔습니다. 하지만 뉴미디어인 유튜브는 기존 언론의 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습니다. 자극적인 뉴스와 편향적 뉴스들이 조회수를 끌어올리고 구독자 수를 끌어올리는 구조에 갇혀 있습니다. 가짜뉴스의 문제는 뒤로 하더라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실의 반복적인 유튜브 출연이 우려스럽습니다. 유튜브는 한쪽 진영의 입맛에 맞는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방송 송출 후 반응을 볼 수 있는 기존의 시스템과 달리, 실시간 댓글로 쏟아지는 욕설은 그 편향성을 높입니다. 대통령실의 유튜브 출연도 편향성에만 기대게 되는 구조입니다. 
 
단순히 지지자들이 모인 곳에서 정책을 홍보하기보다는 '유튜브 저널리즘'의 생태계에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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