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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지도 모를 풍경
입력 : 2025-09-04 오후 5:48:35
누군가 동네에서 '물멍' 때리기 좋은 곳을 꼽으라면 경기도 시흥시의 물왕저수지(물왕호)가 떠오릅니다.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며 주변 경관을 느긋하게 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저수지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색 카페들이 볼거리인데요. 전통찻집, 시골 다방, 갤러리, 식물원 등 다양한 유형의 카페를 저수지 풍경을 마주하면서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소 이질적(?)인 카페가 들어섰습니다. 미국의 공룡 커피 기업인 스타벅스가 물왕에 오픈한 것인데요. 사실 국내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추가 오픈한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일까 싶지만, 저수지가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지어진 4층 건물은 주변 카페 상권을 위협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지난주 오랜만에 방문한 물왕저수지의 카페 거리는 한산했습니다. 반면 스타벅스는 4층 테라스까지 자리를 잡기 힘들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는데요. 이 여파로 인근 상인들이 가게 매각이나 업종 변경을 고려 중이라는 말까지 심심찮게 들렸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의 입점은 물왕을 지나는 이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지만, 오히려 저수지의 볼거리를 조금씩 줄여가고 있는 셈입니다. 
 
물왕저수지 인근 풍경. (사진=박재연 기자)
 
물왕저수지의 풍경은 여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만 오래된 카페의 작은 창문에서도 그 풍경을 계속 볼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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