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김홍규 강원 강릉시장이 가뭄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맞이한 한반도. 우리는 다양한 기후 변화 앞에 직면하면서 각종 문제들도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8월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역에서는 순식간에 쏟아진 비에 도시가 잠겨 수해민이 발생했지만, 강원도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는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힘겨운 여름을 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전체 강원도의 일은 아닙니다. 지형 탓에 과거부터 물부족 상황을 이겨내고자 속초시는 수년 전 지하 저장댐을 건설했지만, 옆 동네인 강릉시는 철저한 대비가 없었습니다. 그 결과 강릉시는 비가 내리지 않는 하늘을 원망하며, 원수가 있는 오봉 저수지만을 바라볼 뿐입니다.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이재명 대통령은 강릉시를 방문해 사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김홍규 강릉시장은 무작정 예산만 필요하다고 말할 뿐, 원수에 쓰일 비용과 정수에 쓰일 비용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그 모습을 생중계한 유튜브 영상의 조회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며 많은 국민들을 답답함을 넘어 분노하게 했습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이 추미애 위원장에게 의사 진행 방식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우리가 행사하는 소중한 한 표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결정할 수 있는지 절실하게 보여준 장면이라 생각됐습니다. 이런 모습은 최근 국회에서도 있었는데요. 다양한 지역에서 국민들의 소중한 표가 모여 민의의 전당을 채우는 의원들을 선출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한명 한명이 헌법기관으로서 헌법을 수호할 의무가 있는 이들입니다.
그런데 지난 2일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5선과 초선이 맞붙었습니다. 5선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을 야당 간사로 인정할 수 없다는 말에 반발했고, 그 모습을 지켜본 초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내란 동조에 대한 사과부터 하라며 직격했습니다. 그러자 나 의원은 "초선은 가만히 있어"라며 마치 선후배를 나누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그러자 나 의원과 똑같은 5선 의원이자 국회 최고령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5선 의원이 초선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국회의원은 군번도 없고 병과도 없다. 똑같다"며 일침 했습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변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사람들이 투표의 효용성을 느낄 수 있도록 국회의원은 언제나 언행에 신중해야 할 것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