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합병하기로 하면서, 한미 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의 본격적인 출항을 알렸지만, 동시에 예상치 못한 암초도 만났다.
HD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이 파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대형 조선사 1위인 HD현대중공업과 중형 조선사 1위인 HD현대미포의 결합은 미래 경쟁력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많다. 중국과 일본도 최근 합병으로 거대 조선사로 재편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으니, 한국도 대응이 필요했던 셈이다.
문제는 내부다. 고용불안 우려가 불씨가 되고 있다. 합병 뒤 구조조정이 뒤따른 사례가 많았던 과거 경험 때문이다. 실제로 HD현대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노조는 2일부터 4일까지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들은 2일과 3일 오후 하루 4시간, 4일에는 7시간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조선업 슈퍼사이클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불신은 결국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에 불거진 측면이 커 보인다. 노조 측이 “합병에 대해 노조에 일언반구도 없었던 건 유감”이라며 “합병 관련 세부 자료와 고용 보장 방안을 즉각 제시하라”고 요구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중요한 건 현장이다. 배를 만드는 건 노동자다. 합병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면, 성과가 제대로 나오려면 현장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노사가 신뢰를 쌓아야 한다. 소통이 뒷받침돼야 공생도 가능하다. 기업과 노동자가 서로를 지탱하며 공존할 때만이 ‘마스가’의 돛은 진짜 바람을 탈 수 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