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최근 일본 도쿄를 여행했습니다. 1년 중 쉬어가는 기간인 여름 휴가차 방문한 일본에서 눈에 띈 것은 빽빽한 고층 건물도, 갖은 먹거리도 아니었습니다. 대중교통에서 흔히 보이는 영유아였습니다.
한국 지하철과 버스에서는 갓난아기를 비롯한 어린아이를 보기 어려운 점과 대비돼 이는 여행 이후에도 잔상으로 남았습니다. 같은 저출산 국가로 비슷한 처지일 것이라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깨진 것입니다.
실제 일본은 한국보다 합계출산율이 높습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합니다. 27일 통계청의 '2024년 출생통계'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5명입니다. 전년 대비 0.03명 늘며 9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1.0명을 밑돌고 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의 경우 2023년 기준 합계출산율이 1.20명입니다. 지난해 1.15명으로 감소해도 여전히 우리보다 훨씬 높습니다. 같은 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1.43명으로, 한국의 약 2배 수준입니다.
국내에서는 저출산 기조에 따른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생산성 높은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전체적인 인구 감소로 내수 시장이 무너져, 머지않아 국내 산업이 둔화되고 국가 경쟁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두려움입니다.
하지만 이재명정부 출범 후 3개월 가까이 흘렀지만 뚜렷한 저출산 대책은 보이지 않습니다. 양육비 부담을 덜기 위한 아동수당 지원 등은 당정에서 논의됐지만 적극적인 저출산 방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진짜 성장'을 외쳤습니다. 기본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산업 육성을 통한 경제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은 비교적 '친기업 행보'를 보이며 '성장'이라는 화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내수 시장이 든든하게 뒷받침될 때 기업의 성장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결국 인구수로 귀결됩니다.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 경제 성장의 근간은 사람인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