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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 댄스타임, 중장년이 더 즐거웠다
입력 : 2025-08-25 오후 6:39:44
2030세대를 위한 크루즈 여행에 다녀왔습니다. 풀장에는 2030세대만이 출입할 수 있었는데요. 메인 행사답게 이곳에서는 디제잉 공연, 색소폰과 트럼펫 공연까지 펼쳐졌습니다. 그야말로 힙한 공연에다 핫한 청년들이 모조리 모여 눈과 귀를 즐겁게 했습니다.
 
지난 23일 팬스타크루즈의 팬스타 미라클호에서 참가자 노래자랑에 대한 안내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이날 인플루언서들도 많았는데요. 물에 들어가기 전 최대한 많은 사진을 찍기 위해선지 이들은 쉽사리 풀장에 뛰어들지 않았습니다. 선상 위 풀장을 사진 배경으로 더 많이 활용하는 듯했습니다.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왔지만 청년들은 기대보다 노는 것에 열중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은 친구들과 서로를 사진에 담는 기쁨이 더 컸나 봅니다.
 
풀파티가 끝나고 바다를 만끽하기 위해 한층 더 올라가봤더니 신세계가 펼쳐졌습니다. 중장년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춤 삼매경에 빠져 있었는데요. 이곳에서는 중장년층을 위한 DJ부스가 따로 마련돼 있었습니다. 코요태, 싸이 등이 부른,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여전히 신나는 곡들이 흘러나왔습니다. 노래 중간에 DJ가 끼어들어 실없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눈앞에서 그렇게 신나게 즐기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저도 덩달아 신이 났습니다. 풀파티에서 빠져나온 2030세대들도 이 장면을 보고 깜짝 놀라며 하나 둘 중장년층 무리에 합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스스로를 적당히 내려놓은 이들이 훨씬 더 행복해보였습니다. 70대 정도로 보이는 분들도 함께 참여하면서 서로의 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 저를 행복하게 했습니다. 폐쇄된 공간이 아니라 드넓은 선상에서 하늘을 지붕 삼아 바다를 배경으로 해서 리듬에 몸을 맡기는 행위는 너무나 건강해 보였습니다.
 
이런 시간들이 중장년들에게 얼마나 부족할지 생각하니 마음이 찡하기도 했습니다. 제대로 놀 만한 공간이 그들에겐 턱없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원나잇 크루즈 여행이 왜 인기가 많은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단지 하룻밤이지만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재미난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이 중장년층에게는 평소에 찾기 힘든 큰 기쁨일 테니까요.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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