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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돈
입력 : 2025-08-23 오전 6:00:00
16일 서울 시내 한 공사현장에서 한 노동자가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그놈의 돈이 사람을 살리고 죽입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 2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는 287명에 달합니다. 반년 새 일하다 목숨을 잃은 노동자가 이렇게 많습니다. 
 
눈에 띄는 건 영세사업장의 산재 현황입니다.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전년 대비 산재 사망자가 21명 늘었습니다. 이중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사망한 노동자 수가 17명이나 됩니다.
 
결국 '돈'입니다. 영세 사업장은 형편이 넉넉지 않아 안전교육이나 설비투자에 선뜻 돈을 쓰기 어렵습니다. 큰 기업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논리 속에서 안전 투자는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기업들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대형 로펌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습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건설안전특별법이 통과되면 로펌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씁쓸한 전망까지 나옵니다. 법망을 피하는 데는 아끼지 않는 돈. 그놈의 돈입니다. 
 
정부가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면 더 큰 손해를 보게 하겠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안전설비와 교육에 쓰는 돈이 결국 더 '경제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동자의 목숨값을 경제 논리로만 설명해야 하는 현실은 여전히 숙제로 남습니다.
 
사람의 생명이 우선입니다. 안전에 관한 인식을 높이고, 안전 시설을 위한 투자가 병행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산업 현장이 가능합니다. 사람이 쓰러지는 일터에서 만들어지는 상품에 기대하는 소비자는 없습니다.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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