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어울리지 않는 옷
입력 : 2025-08-18 오후 7:53:09
기자란 직업 특성상 복장이 비교적 자유롭지만, 격식을 갖춰야 하는 자리에서는 나름 옷에 신경을 쓰기도 하는데요. 지난 2월 말 국회로 출입을 한 후에는 괜히 출입하는 정당 색에 맞춰 옷을 골라 입기도 합니다. 그러자 한 의원은 "우리 당 사람인 줄 알았다"며 웃으며 말해 어색하고 어려운 자리에서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 중인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조국, 윤미향 사면 반대' 플래카드를 들어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사진=안철수 캠프)
 
상황에 맞는 옷을 갖춰 입는 것처럼 그 사람의 태도, 말 또한 시의적절해야 한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그래서 정치인들도 자신만의 색이나 의견을 나타낼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분해야 하는데요.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나선 안철수 후보를 보면 어색한 모습이 자주 포착돼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안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연설하는 중에 피켓 시위를 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서 하는 시정연설이나, 기자회견이었다면 그런 행위가 타당하다고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날은 우리 민족이 30년 넘게 일제의 침략에 맞서 싸우다 자유를 맞이하는 특별한 날이기에 항의성 피켓 시위가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바로 다음날인 16일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광복절 경축식에서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 피켓을 들고 광복절 기념식을 당대표 선거 홍보용으로 이용하는 정치적 쇼를 벌였다"며 "광복절까지 피켓 시위·농성·망언을 일삼으며 모욕할 용기가 있는 자들이 윤석열·김건희 앞에서는 왜 한마디 못 하고 엎드려 침묵했는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논란은 인터넷 공간으로 이어져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빅터뉴스>는 논란 후 17일까지 '안철수' '광복절' '시위' 키워드 관련기사를 집계한 결과를 보도했는데요. 결과에 따르면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을 기준으로 관련 기사는 모두 95개, 댓글은 1만5424개, 반응 1만8823개로 집계됐습니다. 
 
온라인에서 반응을 살펴보면 부정적인 표현으로 <다음>에서 '화나요'가 35.4%(6679개), 긍정 표현으로 '공감백배'는 28.12%(5294개), 관심 있다는 표현으로 '쏠쏠정보' 18.03%(3394개)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부정평가가 높았는데요. 이런 안 후보의 모습은 그날만 있던 것은 아닙니다. 국민의힘 당권 주자 중 '혁신' 파라고 주장하나, 그동안 자극적이고 거친 말만 내뱉어 자신의 이미지와 점차 멀어지고 있는 양상입니다. 결국 유권자들의 실망은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살펴보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부터 당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까지 안 후보는 모든 지표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국회 보좌진들은 물론 그를 알았던 분들은 "왜 저렇게 변했는지 모르겠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정치인은 연예인과 비슷하게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행동과 말로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연일 거친 말만 쏟아내는 안 후보를 보면 국민은커녕 당원들의 지지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진하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