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에서 '명품'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됩니다. 그 중심엔 김건희씨의 명품 사랑이 있습니다. 영부인 시절, 디올 파우치백이 국민 가방처럼 불리더니, 이제는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가 국민 목걸이처럼 회자됩니다. 그러나 화려했던 명품 사랑은 결국 명품으로 몰락하는 아이러니를 만들었습니다.
사회적으로 명품은 대체로 '세계적으로 이름난 고가의 상품'을 뜻합니다. 값비싼 브랜드, 해외 명품관 쇼핑백, 그리고 SNS 인증샷.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명품의 이미지는 이런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보면서 명품이란 단어를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심지어 쿠팡에서는 김건희씨의 6000만원짜리 목걸이가 6만원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무료 배송까지 가능한 모조품입니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2022년 6월29일(현지시간) 스페인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 김건희씨. (사진=뉴시스)
표준국어대사전은 명품을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으로 정의합니다. 이 정의를 다시 떠올려보면 백화점 진열대 위 수백만 원짜리 가방만이 명품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명품은 가격표가 아닌, 그 물건이 지닌 가치와 이야기 속에 있을 테니까요.
저 역시 겉멋에 푹 빠져 있던 시절에는 명품 사기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이 하나둘 명품 가방을 들기 시작하던 대학 시절, 부모님께 조르기도 하고, 사회에 나와선 할부로 한 점씩 모으기도 했습니다. 명품 가방을 들어야만 무언가 증명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현재, 심혈을 기울여 샀던 가방들은 더스트백 속에 담겨 짐덩어리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아마 진짜 명품은 값비싼 브랜드가 아니라, 오래도록 쓰임새와 가치를 잃지 않는 물건,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무언가일 겁니다. 명품의 의미를 다시 재정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