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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뜨거웠던 인천
입력 : 2025-08-12 오후 4:57:39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8월 초 여름 휴가 기간에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현장을 찾았습니다. 밴드 음악 마니아로서 매년 여름휴가에는 락페스티벌에 참석할 줄 알았지만, 녹록하지 않은 현실에 가로막히기 일쑤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즐긴 락 페스티벌이 2016년이었으니깐요. 
 
특히 한국 락페스티벌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펜타포트 페스티벌에는 2009년 이후 무려 16년 만에 참석했습니다. 2009년만 해도 축제가 열리는 송도달빛공원 근처는 적막함마저 흘렀는데, 한참의 세월이 지난 송도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죠. 
 
무엇보다 역대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기에 공연을 미쳐 즐기기도 전에 나가떨어지곤 했습니다. 이제는 점프도 슬램도 마음대로 못하는 '노쇠한 신체'만을 탓하기엔 정말 만만치 않은 날씨였죠. 
 
그래도 엄청난 무더위 속에서 락 음악을 즐기는 팬들의 모습, 그리고 비 오듯 땀을 쏟아내면서도 팬들과 호흡하는 아티스트들의 열정 덕에 쌓인 스트레스를 실컷 풀 수 있었습니다. 
 
벌써 20년을 맞은 펜타포트를 빛내기 위해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현장을 찾았습니다. 데뷔한 지 40년이 넘은 브릿팝의 또 다른 상징 '펄프(Pulp)'의 무대는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펜타포트를 통해 한국을 처음 찾은 미국의 하드코어밴드 '투셰 아모레(Touché Amoré)'의 멤버는 "한국의 여름이 덥다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래도 무대를 즐기는 당신들은 정말 최고다"라고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엄청난 성공을 보며 몇몇 밴드 음악 마니아들은 '락의 불모지'인 한국 현실이 아쉽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합니다. 그런데 체감온도 40도가 넘는 날씨에 방방 뛰며 공연을 즐기는 팬들을 보고 오니 그렇게 불모지까지는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살짝 그을린 피부와 남겨놓은 사진과 영상들을 보면 그 더운 데서 고생을 하고도 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분간은 항상 엔진을 켜두고 스미스들을 열심히 들어야겠네요.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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