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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꼭 그랬어야 했나”
입력 : 2025-08-08 오후 2:26:05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대한TV’에 최근 올라온 영상 하나가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9번째 저비용항공사(LCC)로 출항을 앞둔 파라타항공이 국토교통부의 비상탈출 시험에서 탈락했다는 본보의 보도가 나온 당일, 대한항공이 자사 항공기의 비상탈출 시험 장면을 담은 영상을 올린 것이다. 묘한 시점의 게시에 업계에서는 “꼭 그랬어야 했느냐”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5월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건물 옆에 위치한 객실훈련센터에서 승무원들이 비상슬라이드를 통한 탈출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지난 7일 대한TV에 ‘A350 비상탈출 시범’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마침 이날은 본보가 파라타항공이 국토부의 항공운항증명(AOC) 심사 과정에서 비상탈출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한 날이다. 
 
영상은 총 11분 분량으로 A350에서 비상탈출 시험 전 어떤 준비 과정을 거치는지와 시험 당일 국토부의 참관 장면 등을 상세히 담고 있다. 특히 객실 승무원들이 탈출 슬라이드를 펼치는 훈련 장면도 나온다. 비상탈출 시험은 AOC 발급 전 시행되는 마지막 관문이자, 필수적인 안전 항목이다. 
 
AOC는 항공사가 항공기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 인력, 시설, 장비 및 운항·정비 지원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일종의 안전 면허이다. 기장이 비상탈출을 명령하면 객실 승무원이 항공기 출입문을 열고, 비상탈출을 위한 비상 슬라이드를 펼쳐 땅에 닿도록 하는 과정을 15초 안에 마쳐야 한다. 
 
하지만 파라타항공은 지난 5일 실시된 해당 시험에서 15초를 넘겨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내부적으로 훈련을 강화한 파라타항공은 오는 11일 재시험을 치른다. 문제는 대한항공이 올린 해당 영상의 타이밍이다. 
 
일각에선 국내 항공업계에서 ‘맏형격’인 대한항공이 신규 저비용 항공사의 시험 실패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례적으로 비상탈출 관련 콘텐츠를 올린 것을 곱지 않게 바라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라타의 시험 탈락 보도 직후 대한항공이 자사 훈련 수준을 강조하는 영상을 게시한 건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꼭 그날 올렸어야 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습니다. 
 
물론 대한항공은 이전부터 기획하고 제작을 최근에 마치고 그날 콘텐츠를 올린 것일 수도 있다. 다만 공개 시점이 민감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업계에선 “굳이 지금이었어야 했나”는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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