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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의 세상
입력 : 2025-08-06 오후 9:06:47
증권사 MTS(모바일 주식 거래 시스템)를 한번 켜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그래프가 오르락내리락할 때마다 기분도 요동칩니다. 굴지의 IT 대기업에 세게 물린 뒤론 거리가 멀어졌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하루에 한 번은 출석체크 합니다.
 
필자보다 MTS에 빠져 사는 의원이 있습니다. 국회 본회의에서 주식창을 보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해합니다.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는 순간 손에 땀이 나는 걸 잘 아니까요. 문제는 이름입니다. 의원은 '이'씨지만, 계좌주는 '차'씨였습니다. 의원실 보좌관도 차씨. 보좌관 휴대전화를 실수로 가져갔다가 주식창을 봤다는, 황당한 변명이 이어졌습니다.
 
휴대전화 비밀번호까지 공유하는 직장 상사와 직원 관계. 귀하네요. 해명이 사실이라도 문제입니다. 의원의 휴대전화 사용이 목격된 건 국회 본회의장. 수만 수천명의 시민이 위탁한 입법권을 행사해야 할 시간을 MTS 속에서 쓴 겁니다.
 
법사위원장 사퇴와 민주당 탈당, 제명 조치까지. 꼬리 자르기는 빨랐습니다. 의원도 공개적으로 사죄를 표명했습니다. 하지만 당 차원의 근본적 해결책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보좌진 사이에선 "더 한 일도 있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제2 제3의 이춘석, 강선우는 없어야 합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역할이 다를 뿐입니다. 역할의 차이를 권력의 차이로 판단하는 일은 더이상 없길 바랍니다.
 
 
이춘석 의원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에서 보좌관 명의의 주식 MTS를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돼 물의를 일으켰다. 사진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의 건 투표를 하기 위해 기표소를 나서는 모습.(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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