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김건희씨가 6일 오전 10시10분쯤 특검에 출석하면서 한 말입니다. 검은 정장 차림의 다소 침울한 듯한 표정으로 출석했는데요.
출석 시간마저 약속된 시간과 달랐습니다. 윤석열씨도 법원에 출석하라고 했을 때 지각 출석했는데 김씨도 10분이나 지각 출석했습니다.
사전 조율 없이 10분 지각한 것도 모자라 기자들이 물었던 명품 목걸이와 가방에 대한 질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 명태균씨와 왜 통화했는지에 대한 질문 등에 대해선 일절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통상적'인 "수사 잘 받고 나오겠다"는 말뿐이었습니다.
출석한 김씨에 대한 조사는 오전 10시23분부터 시작됐습니다. 김씨와 관련돼 법에 적시된 수사 대상만 해도 16가지입니다. 그만큼 김씨에 대한 의혹과 관련자도 많습니다. 물론 이 또한 '적시된' 것만 이 정도인 것이지 수사가 진행되면서 얼마나 더 많은 혐의가 나올지는 지켜볼 문제입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20일 대통령경호처 부속 시설에서 검찰의 이른바 '황제조사'를 받은 지 382일 만에 진행되는 조사입니다. 김씨 측은 이번 출석을 앞두고 건강상 이유 등을 들며 여러 차례 나눠서 조사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특검팀은 조사 일정은 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했습니다.
특검은 앞서 이날 조사를 위해 주요 혐의를 '압축'한 약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0쪽에 달하는 질문과 화수분처럼 터져 나오는 각종 의혹들을 면밀히 살펴보려면 소환조사 1회로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 보입니다.
윤석열정부 국정농단의 정점에 서 있는 김건희씨. 아무것도 아닌 자가 어떻게 대한민국을 이렇게까지 뒤흔들고 사방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