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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IRA 적기는 지금
입력 : 2025-08-04 오후 3:41:54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압도적 성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기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LG에너지솔루션 부스를 찾은 참관객들이 CAS 모듈팩솔루션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 배터리 산업의 급성장 뒤에는 중국 정부의 산업 지원 정책에 있었다. 2009년부터 시작된 ‘신에너지차 보조금 정책’을 통해 전기차 구매를 장려하며 배터리 수요를 창출했다. 원자재 채굴부터 정제, 배터리 셀 제조, 리사이클링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생태계로 구축하며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는 개별 기업 단위의 경쟁으로는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적 우위를 만들어 낸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은 물론,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도 중국산 배터리를 쓰기 시작했다. 시장에서의 입지가 점차 흔들리고 있다는 증거다. 배터리 산업의 패권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중국은 10년 넘게 준비해온 전략의 결실을 거두고 있고,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미국이 발표한 IRA는 배터리 산업에 대한 정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되, 배터리 핵심 광물과 부품의 일정 비율을 미국이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IRA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전 세계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기지 구축에 나섰다. 이처럼 배터리 산업은 단순한 민간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국가 전략적 경쟁의 영역이 됐다.
 
한국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국판 IRA 도입이 꼭 필요하다. 단순 보조금 정책을 떠나, 미국처럼 공급망 다변화와 연계된 종합적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는 배터리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지하고,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지원 정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한국은 배터리 강국이 아닌 배터리 수입국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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