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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에 건 기대
입력 : 2025-08-01 오전 10:00:4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6월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 집에서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오른쪽은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시스)
 
지난해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던 그해 가을. 당시 한 기사 제목은 '역대급 초접전…자고 나면 바뀌는 여론조사?'였습니다. 성적표를 펼쳐 본 지금이야 승부가 간단히 끝났다는 걸 깨달았지만, 당시에는 뒤늦게 등장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선전도 주목됐습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상이 불가합니다. 지금 세계가 겪고 있는 관세 전쟁의 모습이 그렇죠. 
 
하지만 선거가 초접전으로 흘러가던 그해 가을을 돌이켜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기대했던 건 진보 진영이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집권과 윤석열씨의 집권이 맞물리면서 경색되기 시작한 남·북 관계가 하나의 이유였습니다. 또 다른 이유라면, '예측 불가'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가 비록 실패로 끝났을지라도 남·북 평화 국면을 야기한 영향입니다. 
 
집권 1기 당시에도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주한미군 철수까지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진보 진영의 기대는 달랐습니다. 한반도 문제 하나만을 봤습니다. 
 
트럼프 집권 2기 초 기대된 것은 또 한 번의 북·미 정상회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이 벌써 반년이 지나갑니다. 24시간 내에 끝내겠다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아직 현재 진행형입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상황도 많이 변화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에 재기의 기회가 됐고, 중국에만 의존하던 경제 구조에 탈출구를 찾았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혈맹 관계'는 트럼프 집권 1기와 다른 고차원 방정식의 북·미 정상회담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만약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한반도 평화라는 우리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과연 북·미의 직거래가 한반도 위험을 상쇄시킬 수 있다는 확정은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관세 전쟁에서 보인 트럼프 대통령의 '미치광이 전략'은 '미국 우선주의'를 성공시켰지만, 다른 전 세계 국가들을 대혼돈에 빠트렸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이익'이라는 협상 방식도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현재의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진보 진영의 기대와 같았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외에도, 인권과 자유의 영역에서 '미치광이'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진보의 가치와는 전혀 상반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진보 진영 역시 자신들의 단 하나의 목표만 보고 수많은 것들을 외면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이런 것들이 진보 진영의 본모습일지도 모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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