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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말고 청주
입력 : 2025-07-29 오후 11:43:22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다음 달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립니다. 통상 서울, 일산 킨텍스 등지에서 열리던 것과 다른 선택입니다. 환영입니다. 벌써 근처 맛집도 알아뒀습니다.
 
실제로 1987년 이후 거대 양당 전당대회가 서울 외 지역에서 평일에 열리는 건 처음이라고 합니다. 당 지도부는 충청권 민심 재정비, 수도권 편중 탈피 등을 이유로 청주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장은 그럴싸했지만 속사정은 다릅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영남권 지지자들이 오기 편하려면 일산보단 청주가 낫다"고 말했습니다. 당원 참여 저조, 국민적 관심 부족 등 흥행 한계를 피하려다 나온 고육지책이라는 얘기입니다.
 
결국 청주행은 전략이라기보다는 차선에 가까워 보입니다. '변화의 시도'라는 상징은 만들 수 있겠지만, 내용까지 새롭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겠다는 진정성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전당대회 분위기를 보면 더 그렇습니다. 유력 주자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극우 세력의 대표주자인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품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고 밝힌 장동혁 의원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시대가 원하는 보수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정당의 외연은 오히려 좁아지고 있습니다. 중도층, 청년, 수도권 민심을 얻겠다는 말은 점점 공허하게 들립니다.
 
혁신을 말하는 후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목소리가 흩어져 있습니다. 인적 쇄신을 내세운 후보들이 난립하며 정작 메시지가 흐릿해졌습니다. 쇄신을 실천할 한 명의 리더에게 힘이 실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새 얼굴, 새로운 방향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감동도, 흥행도 없다면 결국 남는 건 '도로 영남당'이라는 꼬리표뿐일 겁니다. 전국 정당이 되려면 진짜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장소만 바꿔선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사진=청주오스코)
 
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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