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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그리고 '클라크 켄트' 기자
입력 : 2025-07-24 오후 6:03:00
(사진=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계의 상징. '슈퍼맨'이 새로운 옷을 입고 돌아왔습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슈퍼맨'은 지난날 다소 어둡고 냉소적인 분위기로 묘사됐던 슈퍼맨이 다시 밝고 환한 의상과 함께 '정의'와 '절대선'을 갖춘 영웅으로 돌아와 화제를 모았습니다.
 
감독인 제임스 건은 여러 논란 속에서도 DC유니버스(DCU)의 부활을 알릴 수장으로 기대를 받았고, 라이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 선보인 대표작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에서 표현한 재기발랄함을 슈퍼맨 영화에 어떻게 덧입힐지 관심을 모았습니다.
 
슈퍼히어로 영화의 태생적인 유치함을 견딜 수만 있다면 훌륭한 기자이자 로이스 레인의 연인인 '클라크 켄트'와 강력한 초인이자 슈퍼맨, 그리고 애견인(?)인 '칼 엘', 이 두 자아의 서사를 무리 없이 관람할 수 있는 수작이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기자'로서 클라크 켄트와 로이스 레인이 부각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원작에서 클라크 켄트는 신문사 '데일리 플래닛'의 기자로 활약합니다. 그가 기자가 된 이유는 다양한 사건과 사고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직업이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화 초반부 로이스 레인은 클라크 켄트의 정체를 아는 유일한 사람인데요. 그러면서 연인인 클라크 켄트에게 '슈퍼맨'으로서 인터뷰 해달라는 요청을 하죠.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인 클라크 켄트와 로이스 레인 간의 치열한 '논리 다툼'은 그 동안 기자로서 모습이 잘 묘사되지 않았던 두 캐릭터가 어떤 성향의 인물들인지 확실하게 드러내는 흥미로운 장면이었습니다.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한 슈퍼히어로의 독단적인 행동을 용인할 것인가, 제재할 것인가. 어찌보면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사골처럼 우려먹는 주제긴 했지만 '말빨' 센 기자로서 두 인물의 논쟁을 슈퍼맨 영화에서 보는 재미는 꽤나 쏠쏠했습니다. 
 
슈퍼히어로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와 웹툰까지 다양한 콘텐츠에 기자들이 등장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다지 긍정적으로 그려지지는 않죠. 특종과 단독을 위해서는 도덕적 관념과 사회적 상식을 아무렇지 않게 내던지는 이른바 '기레기'의 모습이 대부분 강조되는 점이 상당히 씁쓸했죠. 
 
이런 와중에 정의감과 선함을 온 몸에 지닌 슈퍼히어로 기자를 보는 재미는 상당한 대리만족을 줬습니다. 다만 슈퍼맨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흥행성적이 다소 아쉽긴 하네요.
 
별로 상관 없는 이야기겠지만, 망토를 두르고 하늘을 날며 눈에서 히트비전을 쏘며 온갖 괴수를 물리치는 슈퍼맨은 기자로 일할 때 '발제압박'은 무슨 초능력으로 해결하는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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