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SK 등 국내 주요 그룹이 인공지능(AI)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빅테크들은 세계 AI 산업 내 후발주자이지만, 빈틈 시장을 노려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전략이다. 특히 그룹 내 계열사와 연계를 통해 AI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고 향후 외부로 확장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22일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LG)
LG그룹은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오픈AI의 ‘챗GPT’와 다른 방향의 생성형 AI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과 기관, 학교 등을 주요 수요 목표를 기업간거래(B2B)의 방향으로 삼은 것이다. LG AI 연구원은 이번주 ‘LG AI 토크 콘서트 2025’를 개최해 내부용으로만 사용했던 AI 챗봇 ‘쳇엑사원’을 외부에 처음 공개했다.
LG는 먼저 그룹 내 계열사들의 AI 전환(AX) 속도를 높이고, 나아가 외부 기업으로 확장시켜 각 사업의 특성에 맞도록 엑사원을 맞춤형 AI로 접목시킬 예정이다. 예컨대 향후 물리적 AI까지 발전될 상황을 예견하고, 로봇이나 공장 장비, 제조에 엑사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광모 LG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이른바 ‘ABC(AI·바이오·클린테크)’ 사업 중 AI 분야에 대한 철학을 엑사원을 중심으로 실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겸 CSAI(최고AI과학자)는 “엑사원을 다양한 산업에 특화해 LG그룹 계열사로 활용할 것”이라며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 AI 토크쇼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석유화학에서 이동통신, 현재 반도체 사업으로 몸집을 키어온 SK그룹도 AI를 다음 성장 발판으로 삼은 상태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은 “AI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지속가능한 생존이 달려 있다”며 “AI와 사업 모델이 밀접한 IT 영역뿐 아니라 전기·에너지, 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해 외연을 확장하자”고 말한 바 있다.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규모로 확장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있는 최 회장은 지난달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공식화했다. 여기에는 SK의 계열사 역량이 총 결집될 예정이다. 정보기술(ICT) 분야에서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 AX 등이 지난 25년간 축적한 데이터센터 사업 역량으로 총괄 구축하고 운영을 담당하고, 에너지 분야는 SK가스와 SK멀티유틸리티 등이 인프라와 전력,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다. 반도체 쪽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과 같은 첨단 AI 칩을 제공한다.
과거 한국 경제의 성장 원동력이 된 ‘패스트 팔로잉’ 전략이 AI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