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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의 나비효과
입력 : 2025-07-23 오전 5:10:29
호우경보가 내려진 19일 오후 경남 산청군 문대마을 인근 문대교가 강한 물살에 붕괴돼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지난 16일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수재민들의 일상 회복과 피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정부는 22일 피해가 집중된 경기 가평, 충남 서산·예산, 전남 담양, 경남 산청·합천 등 6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했습니다. 
 
행정안전부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오후 5시 기준 이번 수해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21명, 실종 7명 등 총 28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농지 피해도 심각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농지 2만9948㏊가 침수됐습니다. 축구장 약 4만1000개에 달하는 면적입니다. 
 
특히 경남 산청군에서만 사망자 12명, 실종자 2명이 발생했습니다. 산청군은 지난 3월에도 열흘간 대형 산불로 4명이 사망하고, 1000ha가 넘는 면적이 피해를 입었는데요. 이상기후로 인해 기후 현상의 강도가 점차 거세지면서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산불로 훼손된 산림이 이번 산사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나뭇잎과 낙엽층이 빗물의 토양 유실을 막아주는 '우산효과'와 나무뿌리가 흙을 붙잡아두는 '말뚝효과' 등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다만 이번 피해가 집중된 산청읍 부리마을 일대는 산불 피해지인 시천면 지역과는 거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산청군 부군수는 수해 현장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산불과의 연관성을 묻자 "산불 피해 지역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분명한 건, 재난은 하나의 단편적인 사건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재난이 또 다른 재난을 불러오는 '재난의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봄에 예초기에서 튄 작은 불씨가 여름 집중호우 피해를 키울 수도 있다는, 그런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 말입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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