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맥주 그리고 스포츠 관람은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키워드들입니다. TV로 경기를 지켜본다면야 치킨과 맥주는 늘 필요하고, 경기장을 직접 찾아가 관전하는 '직관'을 한다면 역시 끼니 대용으로 치킨만 한 것이 없기에 이를 찾게 됩니다. 물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맥주 역시 필수로 찾는 건 덤이죠.
한데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스포츠 마케팅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그간 치킨 브랜드들은 축구장이나 야구장의 팝업 스토어나, 패키지 마케팅을 펼치는 등 보통 경기장에 녹아드는 간접적 방식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마련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업계가 내세우는 마케팅은 아예 관람권 확보를 목적으로 둔 '주도적 직관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과거와는 사뭇 다른데요.
직관도 일반적 수준의 시합이 아니라 스포츠 마니아들이라면 현혹될 수밖에 없는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열린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 그룹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스페인 명문 축구 구단 FC바르셀로나의 아시아투어 서울 매치를 후원합니다. 특히 경기 티켓 총 3만장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FC바르셀로나는 이달 31일 국내 명문 구단인 FC서울과 경기를 치릅니다.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과 함께 세계 Top 3 클럽, 이른바 '레바뮌'으로도 불리는 FC바르셀로나는 글로벌 축구의 흐름을 선도하는 클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3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FC바르셀로나는 'GOAT'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를 비롯,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호나우지뉴, 요한 크루이프 등 수많은 레전드 플레이어들을 배출했고, 수많은 라리가 우승은 물론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명경기들을 연출해 왔는데요. 그만큼 골수 축구 팬이 아니라 해도 FC바르셀로나의 방한에는 웬만한 팬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이닝브랜즈그룹의 bhc도 동아시아 대표 축구 국가 대항전인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 공식 서포터로 참여했습니다. 특히 bhc는 이달 3일부터 11일까지 자사앱을 통해 지난 15일 열렸던 '한일전 직관찬스' 이벤트를 진행해 왔죠.
사실 이렇게 스포츠 팬들의 가슴을 들끓게 하는 대형 이벤트들 이면에는 프랜차이즈 업계의 숨겨진 속사정이 있습니다. 이는 이번 이벤트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야만 응모가 가능하다는 점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요.
치킨 프랜차이즈는 특성상 배달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보니, 매출이 발생해도 상당 부분은 수수료로 빠져나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사앱이 활성화된다면 배달 플랫폼을 통해 빠져나가는 수수료 데미지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데요.
어쩌면 이 같은 스포츠 빅 이벤트를 통한 자사앱 활성화는 골수 스포츠 팬을 위한 서비스 측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에 따른 치킨 프랜차이즈 자생력 강화의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많은 팬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성공한 만큼 업계의 1차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앞으로 치킨 팬 내지 스포츠 팬이라면, 자사앱을 확산시킬 수 있는 어떠한 흥미로운 이벤트가 계속 등장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합니다.
리오넬 메시(앞)가 세르히오 라모스(뒤)를 등지고 볼 트래핑을 하는 모습. (사진=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