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올해 두 번째 가격 인상에 나섰습니다. 7월 15일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을 평균 6%가량 올린 건데요, 지난 2월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입니다. 대표 제품인 미디엄 리나일론 백팩은 315만원에서 335만원으로, 갤러리아 가죽백은 635만원에서 675만원으로 조정됐습니다. 클레오 브러시드 숄더백과 듀엣 리나일론 버킷백 역시 일제히 가격이 올랐습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프라다의 자매 브랜드 미우미우 역시 지난달 가격을 인상했으며, 프랑스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 부쉐론도 오는 22일부터 국내 제품 가격을 6~7% 인상할 예정입니다. 콰트로 웨딩 밴드, 쎄뻥 보헴 컬렉션 등 인기 제품 대부분이 해당됩니다. 결혼 예물로 큰 인기를 끄는 제품들이니 소비자 입장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소비자 반응은 의외로 차분합니다. 오히려 “오르기 전에 사자”는 수요가 늘면서 일부 품목은 조기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가격이 올라도 명품 소비는 줄지 않는, 아니 오히려 더 탄력을 받는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입니다.
명품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자산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가격이 오를수록 되팔거나 소장할 때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믿음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고 명품 시장의 성장과 리셀 문화 확산은 이러한 흐름을 부추깁니다.
명품 브랜드의 희소성 전략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조 단가와는 무관하게 가격을 올리고, 한정된 수량만을 판매하면서 고급 이미지를 유지합니다. 실제로 브랜드가 가격을 올린다는 사실 자체가 그 브랜드의 프리미엄을 상징하는 요소로 소비되기도 합니다.
MZ세대의 적극적인 명품 소비 문화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명품이 일정 연령대 이상의 상징이거나 성공의 증표였다면, 이제는 자기 표현과 개성의 도구로 사용됩니다. 특히 프라다나 미우미우처럼 상대적으로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들은 MZ세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높은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명품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억눌린 소비 심리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여행지 대신 셀프 선물로 명품을 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합니다. 다만 지속적인 가격 인상이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위화감이나 과소비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특히 생필품과 대중 소비재는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명품 시장은 이와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리기에 양극화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