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이재명정부 출범과 함께 산업계 전반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관심이 커집니다. 제약바이오 산업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동안 소수 제약사와 바이오기업들은 ESG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친환경 경영과 사회환원, 주주친화적 거버넌스 구축에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각종 성과를 지표화한 보고서를 발간하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ESG 정책 강화 기조와 별개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노력이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습니다. 저마다 신약개발,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확대처럼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으니까요. 혹은 생존 자체가 시급해 ESG에 시선을 돌릴 여유가 없는 곳들도 있습니다.
산업 생태계의 끝자락에 공장이 있는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상 ESG 정책의 대부분은 환경 부문에 집중됐습니다. 본사나 공장 인근에서 환경보호 활동을 하는 작은 움직임부터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한 조치처럼 큰 줄기의 개선 작업 모두 넓은 의미에서 환경 부문에 포함됩니다.
사회 부문에서의 정량적 지표화를 위한 활동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다만 소외된 이웃들을 챙기거나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식에 그쳤던 건 환경 부분에서의 활동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작 기업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활발하지 않습니다. 창업주의 시대를 지나 2세, 3세가 경영을 맡은 이른바 오너 제약사가 즐비한 한국 산업계 특징에 비춰 생각하면 역설적입니다.
여전히 많은 제약사에선 창업주 일가의 입김이 세게 작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오너의 경영 참여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분위기도 일견 당연해 보입니다. 일부 기업의 경우에는 가족 또는 친척끼리 경영권을 두고 다툴 만큼 회사가 주주의 것이 아니라 일족의 소유물이라는 인식이 만연합니다.
바이오기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어느 정도 안정화된 기업이라면 연구개발부터 경영까지 홀로 책임져온 창업주 1인의 힘이 세질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주가를 띄웠다 내렸다를 반복해 부당한 수익을 얻으려는 작전세력이 바이오주에 자주 나타나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습니다.
ESG는 어느 한 분야에서 출중하다고 해서 합격점을 받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매년 발간하는 보고서가 기업의 ESG 수준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도 없습니다.
이사회가 단일 성별로만 구성된 기업이 태반이고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게 이례적인 제약산업계, 창업주 한 명에게 의지하는 바이오산업계의 ESG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환경보호를 외치고 사회공헌활동을 키워도 지배구조 선진화 없는 ESG 경영은 반쪽짜리일 뿐입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